[열린송현] ‘서민 주거사다리’ 비아파트 공급 늘려야 할 때

2026. 4. 2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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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 주택 건설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공사 기간이 짧아 도심 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대표적인 서민형 주거 수단이다.

그러나 전세 사기의 여파로 인한 수요 위축과 금융권의 대출 중단, 여기에 다주택자 중과세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비아파트 공급 주체들이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현재 규제지역 내에서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돼 있는데 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주담대는 전향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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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
규제 속 신뢰 잃은 빌라·오피스텔
공공매입·稅혜택으론 정상화 한계
LTV·연면적·주택 수 등 완화할때

최근 전국 주택 건설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자금 경색이라는 이른바 ‘삼중고’ 속에서 주택산업의 생태계가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의 미분양 적체와 거래 절벽은 주택 업계의 위기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주택의 공급 급감이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공사 기간이 짧아 도심 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대표적인 서민형 주거 수단이다. 초기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직장·주거(직주) 근접’ 등 다양한 입지에 공급되는 특성상 청년·신혼부부에게는 주거 사다리이자 현실적인 내 집 마련의 ‘디딤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그러나 전세 사기의 여파로 인한 수요 위축과 금융권의 대출 중단, 여기에 다주택자 중과세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비아파트 공급 주체들이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여기에 시장 신뢰 저하까지 겹치며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얼어붙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아파트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깜깜이 미분양’이 많아 사업자들의 자금 경색이 심화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의 신규 건설 자금 대출도 사실상 막혀 있다.

정부가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공공 매입 임대 확대와 소형 신축 주택 세제 혜택 등 ‘투트랙 전략’을 제시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조치다. 그러나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보다 더 과감하고 전향적인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하며 민간 공급 주체가 사업성을 확보하고 다시 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금융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현재 규제지역 내에서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돼 있는데 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주담대는 전향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공사 대금 결제나 토지 매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등 실질적 사업 자금 조달에는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적용해 자금 흐름에 숨통을 틔워야 한다.

둘째, 다세대주택의 연면적 기준을 현행 660㎡에서 990㎡로 상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규모 필지의 고밀 개발을 유도하면서도 채광·통풍·주차 등 주거의 질을 개선해 수요자가 실제 만족하며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의 주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연면적 기준 상향은 낡고 열악한 다세대주택을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 도시형 주거 공간으로 전환해 거주 안정성과 주거지로서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 비아파트의 주택 수 제외 기준을 현행 전용 60㎡에서 84㎡로 완화해야 한다. 이는 3~4인 가구 등 실수요층의 시장 유입을 유도하는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비아파트의 아파트화’를 인정함으로써 신혼부부와 중산층의 주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해 임대차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파트는 통상 입주까지 3~5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리지만 비아파트는 2~3년 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 비아파트는 도심 내 주택 부족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처방전이다. 지금처럼 향후 공급 공백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시기일수록 속도와 유연성을 갖춘 비아파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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