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한민국 AI·에너지 대전환의 심장 돼야”

광주일보 2026. 4. 2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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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가 AI 전략 컨트롤타워…지역 중심 산업 재편 강조
정치적 이해관계 배제…‘지식의 힘’으로 합리적 토론 협의체 시급
“광주시 모빌리티·전남도 재생에너지 결합이 국가 미래 좌우할 것”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이 지난 16일 광주시 동구 광주일보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광주·전남 AI미래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광주와 전남은 AI(인공지능)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명운을 걸고 있다. 광주일보는 창사 74주년을 맞아 광주시와 전남도의 미래 최첨단 산업 도약을 위한 해법을 묻기 위해 임문영(60)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을 만났다. 임 부위원장은 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광주 출신으로 대한민국 AI 정책을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사다. 그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비전과 광주·전남의 생존 전략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어떤 기구인가.

▲대통령 직속위원회이고, 단순 자문기구가 아니라 각 부처의 인공지능 정책에 대한 기획과 전략, 조율, 심의, 의결까지 맡는 컨트롤타워다. 과거처럼 부처별로 나눠서 움직이는 방식만으로는 AI 시대를 감당하기 어렵다. 정답이 정해진 시대가 아니라 해답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인 만큼, 위원회가 새로운 정부 조직 모델이 돼야 한다.

- 이재명 정부 차원에서 AI 전략이 필요한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 김대중 대통령 때 정보화, 노무현 대통령 때 IT·BT·CT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후 세 번의 정부는 전부 과거나 현실에 얽매였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새로운 미래 의제를 정책의 중심에 세웠다는 것이 큰 의미다. AI는 정보화의 연장이 아니다. 정보화가 사람의 일을 전산으로 바꾼 것이라면, AI는 인간과 다른 종의 기계 지능이 등장하는 것이다. 제2의 개화와 같은 시대에 우리가 막 들어선 것이다.

- AI 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문명사적 변화다. 20세기가 되면서 농촌에서 도시로, 공장으로 일터가 바뀌었듯이, AI 시대가 되면 학교·공장·일자리·국가 관료 체계가 전부 바뀐다. 국제질서도 달라진다. 20세기 동안 우리가 만들어온 시스템 전체가 전환되는 초입에 우리가 딱 들어선 것이다.

- 현재 정부의 AI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 위원회 출범 후 3개월 만에 AI 행동 계획을 만들었다. 첫 번째가 인프라 구축이었는데, 작년 말 GPU(그래픽 처리장치) 26만 장이 들어오면서 상당 부분 해결됐다. 지금은 데이터 센터 구축, 전력 공급, 데이터 거버넌스 개편, 인재 육성, 글로벌 협력, AI 안전 체계 구축이 함께 가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바꾼 것은 국민 인식이다. AI가 중요하고, 우리도 AI를 잘 쓸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지금까지의 가장 큰 성과다.”

-AI 정책에서 정부 부처간 칸막이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는가.

▲ AI 시대는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시대다. 정답이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해답을 만들어야 하고, 목표 자체가 이동하는 무빙 타겟이다. 수십 년 된 낡은 부처 조직으로는 그걸 따라가기 어렵다. 협력하고 토론하며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 그건 위원회 방식밖에 답이 없다. 우리 위원회를 단순 자문기구가 아니라 새로운 정부 조직의 모델로 만들고 싶다.

-광주·전남 등 비수도권이 AI 산업의 주체가 되려면.

▲ 에너지 전환과 AI 전환은 수도권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실제 변화는 지방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업화 초기 포항이 제철로, 거제가 조선으로 뜬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지역이 새로운 주도 세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 광주·전남이 절체절명의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

-광주·전남의 AI,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평가한다면

▲ 광주는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선정되면서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큰 중심을 잡았다. 전남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전력 계통과 에너지 테크 산업이 중심이다. 큰 틀은 어느 정도 정해졌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옛날 방식으로 고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줄탁동시라고 하지 않나. 중앙에서 전략을 잘 세우는 것만큼, 지역에서 정확한 수요를 만들어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광주에 모빌리티가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 하나라도 일단 잘 돼야 나머지도 따라온다. 모빌리티는 산업의 거의 절반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이동에서 비롯되고, 에너지의 절반도 이동에 쓰인다. 이번 광주 모빌리티 실증도시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형태다. 시민·행정기관·중앙정부·지역산업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드는 실증 서비스다. 이야말로 광주 정신을 구현한 것이다. 성공적으로 인증되면 파생 기업과 산업, 직업이 줄줄이 생겨난다.”

-전남 재생에너지와 광주 AI 인프라가 연계되면 어떤 시너지가 가능한가.

▲ 화석연료를 끄고 재생에너지만 켠다면 지금 어디만 불이 들어올까. 전남이다. 에너지 전환의 가장 선도적 위치가 전남에 있다. 앞으로 직류 전송, 전력 계통 변화, 전력 거래 시장, AI와 결합한 에너지 테크 기업까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비즈니스가 생겨난다. 과거처럼 대량 생산해 소비지로 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끼리 사고파는 에너지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AI가 지역 소멸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있는가.

▲ 목포 HD현대 조선소를 다녀왔는데, 베트남 이주 노동자가 용접 로봇 두 대를 데리고 용접을 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들은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인건비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봇이 들어와 일을 대신하면 기존 업종을 유지할 수 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보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드론과 원격 트랙터로 집 안에서 농사를 짓는 시대가 올 것이다.”

-첨단산업 시대 지역의 역할은.

▲ 광주·전남 지식인들이 모여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합리적으로 토론하는 협의체를 먼저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중앙정부 지원이 들어와도 건물을 짓거나 여러 산업에 조금씩 분산되다 보니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 타협의 결과물이 아니라 지식의 힘으로 만든 비전을 정치권에 요구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지방정부, 지역 대학,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 가장 먼저 일하는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진짜 혁신이 아니다. 활을 쏘는 궁수를 그대로 두면서 전쟁 방식만 바꾸려 하면 바뀌지 않는다. 총으로 바꾸니까 일반 평민도 군인이 됐고 국민개병제가 시작됐다. 현안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바람은

▲ 광주·전남에 정말 미래가 있다. 세계가 당면한 에너지 전환과 AI 전환, 이 두 가지 과제가 모두 이곳에 몰려 있다. 광주·전남이 어떤 리더십을 갖고 대한민국의 전환을 이끄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영국 산업혁명은 버밍엄 루나 소사이어티의 과학자와 사업가들이 보름달 뜰 때 모여 토론한 것에서 비롯됐다. 광주에도 그런 대전환 포럼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치적 쇼가 아니라 지역을 발전시킬 지적 전략을 만들어내는 장이 필요하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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