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 기지’ 신포서 쐈다, 4년 만에 SLBM 도발 가능성

북한이 1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 8일 하루에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1일 만의 도발이다. 올 들어 일곱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이기도 하다.
다음 달 중순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계획적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미·중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될 공산이 큰 가운데, ‘핵 포기’와 선을 긋고 있는 북한은 핵을 포함한 대남 타격 능력의 고도화를 과시하는 도발을 반복 중이다.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은 북한 잠수함 기지 인근에서 발사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약 140㎞를 비행했다. 미사일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표적으로 자주 쓰는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북한 미사일의) 제원은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며 “한미 정보 당국은 발사 동향을 추적해 왔으며, 한미일은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했다.

미사일이 발사된 신포 지역은 북한의 잠수함 기지가 있는 곳이다. 잠수함 개발·건조 및 시험 시설도 집중돼 있다. 이날 포착된 미사일이 SLBM일 가능성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등에 따르면, 최근 신포 조선소에선 지난 2023년 북한이 ‘첫 전술핵 공격 잠수함’이라며 공개한 김군옥영웅함, 북한의 SLBM 시험용 잠수함인 ‘8·24 영웅함’의 동향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 지점이 해상인지 육상인지 등을 분석 중”이라고 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SLBM이라면, 북한의 SLBM 발사는 지난 2022년 5월 7일 이후 약 4년 만이다. 북한은 2022년 당시 신포 인근 해상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쐈다. 당시 발사한 SLBM이 600㎞를 날아간 것과 비교하면, 이번엔 비행 거리(140㎞)가 짧아 신형 미사일의 초기 시험 발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행 거리가 200㎞도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거리보다 더 근접한 공격을 하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의 새로운 유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잠수함은 운항 중 소음이 커 탐지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저 지형, 매복 등을 이용할 경우 SLBM은 지상 발사대에서 쏘는 탄도미사일과 비교해 사전 탐지와 대응이 어려워 위협적이다. 여기에 북한은 잠수함과 SLBM 전력 강화에 공을 들여 왔다. 지난해 12월엔 SLBM을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 추진 잠수함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새 국방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지상 및 수중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올 들어 북한은 이번까지 일곱 번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저질렀다. 북한은 1월 4일과 27일, 3월 14일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4월 7~8일에는 이틀 연속, 3회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8일에는 오전과 오후에 각각 탄도미사일을 쐈는데, 여기엔 하나의 탄두에 수십~수백 개의 자탄(子彈)이 들어 있는 집속탄까지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을 놓고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본격화할 수 있는 북핵 관련 협상 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용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최근 중동 사태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강경 대응과 그에 따른 국제적 파장을 보며 ‘역시 믿을 것은 핵 무력뿐’이란 인식을 가졌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김현종 안보실 1차장 주재로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도발 행위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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