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평 감방에 17명 밀집… “수용자 갈등·혐오감만 더 키워”

“과밀 수용은 수용자들이 서로를 혐오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불만 가득한 상태로 지내다 출소하면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아지죠.”
지난 15일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에서 진행된 ‘일일 수용자 체험’에서 만난 한 교도관이 한 말이다. 약 7.4평(24.61㎡)짜리 감방(혼거 수용 거실)에 기자 16명과 교도관 2명이 함께 들어갔다. 한 사람에게 주어진 공간은 약 0.4평. 들어가기 전 바깥 공기는 분명 서늘했는데, 감방 안은 금방 후덥지근해졌다. 이 감방 정원은 9명인데, 보통 15~17명이 함께 쓴다고 한다.
교도관들은 교도소 현황과 감방 내부, 수용자들의 하루 일과를 설명했다. 기자들은 배식을 받아 점심 식사를 하고, 각자 화장실에서 자기 식판을 설거지했다. 화장실은 한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차는 크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용할 수 없는 구조여서 18명이 식판을 씻는 데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감방에 들어간 지 3시간쯤 지나자, 자꾸만 부딪히는 옆 사람이 싫어졌다.
안양교도소 수용 정원은 1700명이지만 지난 17일 기준으로 2284명이 지낸다. 수용률 134.4%다. 전국 교정 시설 평균 수용률(125%)을 훨씬 웃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용자들은 1.3평(4.13㎡)짜리 독방(독거실)으로 가기 위해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입실을 거부하거나 주변에 폭력을 휘둘러 징계를 받으면 독방에 갇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방도 충분치 않아 최근엔 보통 2명이 한 방을 쓴다.
안양교도소는 1963년 준공됐다. 국내에서 지은 지 가장 오래된 교도소다. 지난해 89동(棟) 중 34동이 안전 진단에서 ‘조속한 보수·보강 필요’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수용자들의 종교 활동을 돕는 교회당은 1·2층으로 운영되다가, 2층이 붕괴 우려 진단을 받아 1층만 사용하고 있다. 시설이 낡아 수압이 약해지면서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감방도 여러 곳이다. 안양교도소 관계자는 “노후 시설이 수년째 방치되면서 사실상 범죄자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역할밖에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교정 시설 과밀 수용 문제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교정 시설 수용 정원은 5만230명. 그런데 1일 평균 수용 인원은 6만5109명으로 수용률이 130%나 된다.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이는 2003년(수용률 132.9%) 이후 역대 최대치다. 최근 10년간(2016~2025년) 1일 평균 수용 인원은 7185명 증가한 반면 교정 시설 수용 정원은 3664명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안양교도소를 방문해 “수용자를 교화시켜 출소 후 재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정 시설의 기능인데,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수용자들이 밀집해 생활하면서 갈등을 빚고, 국가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되면 제대로 교화가 되겠느냐”며 “현재 전국 교정 시설에는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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