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울산시향 ‘교향악축제 참가 시민 특별음악회’, “밀도 높은 해석·섬세한 연주로 감동 전해”
울산문예회관 프로그램 선공개
브람스·슈트라우스 등 레퍼토리
완성도 높은 협연·관현악 조화
800여석 가득…높은 관심 확인

지난 17일 오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교향악축제 참가 시민 특별음악회 '용기와 승리의 여정'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804명(총 오픈 좌석수 1009석)이 대공연장을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카리스마의 마에스트로 사샤 괴첼과 깊은 내면의 음악성을 바탕으로 부드러운 터치와 정교한 다이내믹을 보여주는 피아니스트 안종도가 어떤 합과 하모니를 보여줄 지가 궁금했다.
공연은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라단조 Op.15'로 첫 무대를 열었다. 이 작품은 격정적인 감정과 고뇌,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강인한 의지를 담고 있다. 첫 악장은 '마에스토소(장엄하게)'라는 지시어에 걸맞게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총주(Tutti, 總奏)로 시작됐다. 총주가 서서히 잦아들 때쯤 피아노가 등장했다. 호른과 피아노가 펼치는 이중주만으로도 귀가 호강하는 느낌이었고, 그 뒤로 목관악기와 현악기가 합류하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2악장 아다지오(느리게)에서는 청년 브람스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미묘한 심리를 따스하면서도 종교적인 주제가로 풀어냈다. 론도(주제가 삽입부를 사이에 두고 반복해 나타나는) 형식인 마지막 3악장 구조에서는 후반으로 갈수록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에 유기적으로 통합되며 밝고 힘차게 마무리 지었다.
휴식 후 이어진 두 번째 무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부터는 피아노 없이 온전히 울산시향만의 하모니였다. 이 곡은 틸의 이야기를 묘사하는 론도 형식의 작품으로, 호른과 클라리넷을 통해 틸을 상징하며 그의 장난과 최후를 음악적으로 표현했다. 화려한 관현악 기법과 전개를 통해 유쾌한 에너지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무대는 이탈리아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가 장식했다. 이 곡은 레스피기 특유의 화려하고 세련된 관현악 기법과 고전적 형식미의 조화를 잘 보여주었다.
이렇게 2시간 여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 갈채를 보냈고, 사샤 괴첼은 하트 세리머니와 함께 단원 한 명 한 명을 일으켜 세우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조인화(41·울산 남구) 씨는 "사샤 괴첼 지휘자의 밀도 높은 해석과 울산시향 단원들과의 뛰어난 호흡 및 하모니, 그리고 안종도 피아니스트의 섬세한 연주가 한층 깊은 울림을 전하며 울산에서도 수준 높은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호 울산작곡가협회장도 "연주 곡목 선정과 순서 등 프로그램 구성은 물론 현악기와 관악기의 밸런스가 좋았다"고 호평했다.
배수완 울산음악협회장은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오케스트라는 잘 어우러졌으며, 지휘자와의 합도 좋았다"면서 "다만 지휘자의 과도한 비팅(박자를 표현하는 동작·표현)이 음악을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향은 이날 사전 모의고사 이후 이달 23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폐막하는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특별음악회와 같은 레퍼토리로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