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개관 4주년 울산시립미술관은 여전히 ‘물음표’

산업수도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후 문화예술 관련 인프라가 크게 확대되며 문화 분야에 비약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광역시 승격 전 울산문화예술회관 한 곳 뿐이던 종합 예술회관은 이제 5개 구·군에 한 곳 이상 갖춰져 있고, 크고 작은 도서관은 물론 다양한 콘셉트의 박물관, 여기에 민간 소공연장 및 갤러리 등도 곳곳에 들어서 이제 시민 누구나 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울산시립미술관이 2022년 1월에 개관하면서 울산은 문화예술 인프라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숙원이었던 울산시립미술관은 건립 확정 후 위치 선정과 객사 복원 논란 등으로 세월을 보내다 11년간 우여곡절끝에 중구 원도심 동헌 인근에 지상 2층, 지하 3층, 연면적 1만2770㎡ 규모로 문을 열었다.
특·광역시 공립미술관 중 가장 후발주자여서 미술관의 콘셉트 부터 영상·디지털·XR 기반 미디어아트 중심의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며 차별화를 두었다. 하지만 일반 회화 중심 미술관이 아니어서 시민들에게는 생소했고, 4년이 지난 지금도 이 미디어아트 콘셉트는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은 등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다.
시립미술관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과 관심은 관람객 수에서도 드러난다.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한 2022년에는 총 19만4235명이 다녀갔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소폭 늘어난 19만8334명이 찾았다. 2023년에는 상반기 3개월가량 열린 이건희컬렉션 울산전시에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린 효과를 누렸다. 다만 이건희컬렉션을 빼면 나머지 전체 관람객은 9만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다 2024년에는 관람객이 10만5941명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량으로 급감했다. 세계적인 어반아트 예술가들이 참여한 '반구천에서 어반아트로'전 등을 통해 관람객 증가를 꾀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2만4302명으로 소폭 늘었으나 큰 반등은 없었다.
미디어아트라는 장르에 익숙지 않았던 미술인이나 울산시민들은 쉽게 다가가지 못했고, 홍보 부족 등으로 시립미술관은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따로 노는 모습이다. 이에 시립미술관 개관시 침체된 문화의 거리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재까지는 큰 시너지 효과는 없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올해 초에는 건물 옥상부에 설치한 대형 미디어 파사드(옥외 전광판)가 미술관 고유의 건축미와 장소성을 훼손했다는 지적 등 논란이 불거졌고, 지난달에는 서울역사박물관으로부터 대여받아 선보이고 있는 이당 김은호의 '산수도' 표구(병풍)가 전문설치업체 직원의 실수로 손상이 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병풍은 작품이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울산이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국내외 우수 미술관 벤치마킹, 또 지역 미술계와의 협업 등으로 환골탈태 해 지금까지의 물음표를 이제는 느낌표로 바꾸어야 할 때다.
차형석 사화문화부 부장대우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