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 악몽됐다…광주 지역주택조합 피해 확산
시공사 변경 등 겹치며 착공 지연…횡령 의혹·경찰 수사도 확산
조합원들 “전 재산 투입했는데 중단…생활·가정까지 피해” 호소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던 지역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수년째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에다, 건설사의 공사 지연으로 인한 입주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과 투자금 손실 우려까지 커지면서다. 일부 사업장은 조합장 횡령 의혹과 사기 피해까지 제기되면서 경찰 수사로 이어지자 조합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0년 표류 송정지주택…시공사 다시 ‘공석’
지난 2015년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 송정지역주택조합의 아파트 건설사업은 불투명해졌다.
송정지주택은 광산구 소촌동 148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사업으로, 오는 2028년 11월 30일까지 658세대 규모의 지하 2층~지상 20층 아파트 11개동(부속동 9동 제외)을 짓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조합은 기존 시공사인 대우건설 파산 이후 지난해 4월 서희건설을 시공사로 두고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는데, 조합 자금 부족 등으로 서희건설과 약정을 해지하기로 했다. 서희건설도 조합의 사정을 고려해 당초 약정상 위약금 200억 원 대신 10억 원만 받기로 의견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원들은 ‘브릿지 대출(집단대출)’을 받아 조합비를 채워넣었지만, 오는 6월까지 상환해야 할 이자조차 채우기 힘든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가 미뤄지는 사이 조합원들은 “삶이 파탄났다”고 호소하고 있다. 아들 결혼을 앞두고 대출까지 받아 계약금을 투입한 이들부터, 결혼자금을 통째로 계약금으로 넣었다가 사업이 흔들리자 파혼까지 당한 사례 등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 고 모씨는 “더이상 아내에게 빚을 떠안게 할 수 없어 이혼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7년 표류 서동2구역, 경찰 수사까지
광주시 남구 서동2지구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은 지난 13일 전 조합장 A씨를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서동2지구 지주택은 당초 남구 서동 60-2번지 일대에 280세대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당초 지난 2023년 10월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3년 넘게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조합은 2022년 11월 조합 설립 인가 이후 아직까지 사업계획승인을 받지 못했다.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은 82.76%지만, 토지소유권원 확보율은 0%로 토지 매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조합원들은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조합에 들어간 돈 151억원 중 현재 잔액은 8200만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공사비에 기존 자금도 없다시피 해 사업 재개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외부 시행사 인수’와 ‘조합 해산’ 등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박모씨는 “착공한다는 말만 믿고 3차 계약금까지 총 8700만 원을 납부했는데 그마저 통째로 잃어버릴 판이다. 이미 큰돈을 잃은 상황에서 추가로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현실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광주일보는 전 조합장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10년 전세 아파트 계약인줄 알았는데…”
광주경찰청은 지난달 26일 ‘더 남구 리움채’ 민간임대아파트 사업과 관련된 분양사 대표이사 B씨 등 관계자 6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업은 광주시 남구 월산동 325번지 일대에 지하 3~지상 20층 규모로 497세대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B씨 등은 장기 전세 민간임대아파트 계약을 맺는 것처럼 계약자들에게 알린 뒤 임대차계약이 아닌, 임의단체 가입 계약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계약자들은 전세 계약을 한 게 아니라, ‘지주택’,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출자자로 가입한 셈이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18명, 피해 금액은 40억 원이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해 3월 해당 사업을 겨냥해 ‘협동조합형 민간임대 투자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해당 조합원 모집 방식이 ‘신종 사업’으로 분류돼 법적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윤주은 기자 yu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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