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달을 선점하라…패권 경쟁이 시작됐다
인류는 50여 년 만에 다시 달로 향하고 있습니다. 달을 먼저 차지하는 국가가 우주의 규칙을 정하는 시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전 세계가 ‘달’을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우주 시대, 패권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1972년 아폴로 17호는 인류의 마지막 달 탐사였습니다.
진 서넌/아폴로 17호 승무원
지금 달 표면에 서 있습니다. 이제 인류가 마지막으로 이곳을 떠나 지구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54년이 흘렀습니다. 인류를 태운 ‘아르테미스 2호’가 다시 달을 향해 솟구칩니다. 목표는 유인 우주선 ‘오리온’이 달 궤도를 돌고 지구로 돌아오도록 하는 겁니다.

우주 비행 엿새째. 오리온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날아가는 유인 비행 기록을 세웁니다. 1970년 아폴로 13호의 기록이 깨진 순간입니다.
제레미 한센 /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지금 이 ‘인테그리티’ 캡슐 안에서, 우리는 인류가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이동한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 우주 탐사의 선구자들이 이룬 위대한 업적을 기리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달 뒷면을 지나는 41분간, 지구와의 통신이 끊겼습니다. 인류 최초로 비행사들이 육안으로 달의 뒷면을 본 순간입니다.
이번 비행은 단순히 과거 아폴로 비행의 재연이 아닙니다. 이 임무를 바탕으로, 다시 인간을 달 표면에 세우고, 장기적으로 달에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게 미국의 계획입니다.
존 트라이브/전 아폴로 계획 엔지니어
아폴로 프로그램은 사람이 달에 착륙하고 안전하게 귀환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암석을 가져오는 정도였죠 그게 아폴로 프로그램의 전부였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완전히 다른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달에 전초기지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곳에 전초기지를 세울 수 있다면 달을 이용해 더 먼 곳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과거 아폴로 우주선은 달의 적도에 착륙했습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계획에선 달의 남극이 목적지입니다.

로리 글레이즈/미 나사 부국장 대행
우리는 달 남극 어딘가에 얼어 있는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극에서 탐사를 진행하면 이런 자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얼음을 녹여 식수로 사용하고, 분해하면 호흡용 산소와 연료용 수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화성까지 비행은 6개월이 걸리지만, 달까지는 사흘이면 충분합니다. 달은 심우주, 즉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기지 역할을 하는 겁니다.

민간 기업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인 팰컨9이 안정적으로 지상에 착륙합니다. 이처럼 재사용 로켓이 등장하며, 발사 비용은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과거 불가능했던 달 자원 채굴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달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3 분포도입니다. 붉은색일수록 매장량이 높은 곳입니다.

달에 매장된 헬륨-3와 희토류, 티타늄 등은 경제 가치만 190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롭 마이어슨 / 미 스타트업 인터룬 CEO
우리가 앞으로 5~7년 안에 즉 2030년대 초에 하고 싶은 일은 달에 가서 헬륨-3를 채취하고, 이를 기체 형태로 포장해 지구로 가져와 양자컴퓨팅 등 분야의 상업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대영 /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지금까지는 정부가 그냥 돈을 쏟아부어서 우주산업을 이끌어 왔다면 이제부터는 민간이 스스로 돈을 쏟아붓고 그것들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이런 가치 순환을 만들어 내는 그 과도기에 우리가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인류 최초로 중국이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합니다. 달 뒷면은 지구와의 통신이 끊겨 탐사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곳입니다. 세계의 우주 질서를 뒤흔든 사건이었습니다. 이어서 달 뒷면의 토양 표본을 채취해 돌아오는 데 성공한 중국.
중국은 203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일정 지연으로 격차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션 더피 / 미 교통부 장관 겸 나사 국장 대행 (지난해 9월)
우리는 지금 중국과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고, 그 경쟁에서 이길 겁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얼음이 있는 달 남극으로 향합니다. 우리는 중국을 이겨야 합니다.
달을 둘러싼 경쟁은 이제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르테미스 협정에는 60개국 이상이 참여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별도의 달 기지 구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지만, 채굴한 자원의 소유권은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달에 먼저 도착하는 쪽이 향후 화성을 포함한 심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달 자원을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안형준/과학기술정책연구원 우주공공팀장
과거 냉전 시기에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는 양상에서 지금 중국이 소련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잖아요. 달에 대한 체제 경쟁의 양상은 다르고 주체는 다르지만, 여전히 패권을 다투고 세계적인 우주 개발에 대한 리더십을 갖겠다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 하나의 우주 강국 일본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습니다. 운송 트럭의 등장에 연구원들이 만세를 부릅니다. 2014년 지구를 떠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호’가 선물을 보내온 겁니다. 지구로부터 3억 4천만km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토양 표본이 캡슐에 담겨 왔습니다.
오쿠무라 나오키/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국장 (2014년 11월)
이번 임무의 목표는 태양계의 기원을 탐구하고 생명의 기원을 밝히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귀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탐사의 성공으로 일본은 단숨에 소행성 탐사 강국으로 올라섰습니다. 모든 분야를 다 하지 않아도 한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확보하면 국제 경쟁에서 존재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대영/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일본 같은 경우가 좋은 예시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본은 소행성 탐사에서는 정말 독보적인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그쪽을 많이 추진했고 그걸 성공시켰고 ‘소행성 탐사가 무슨 국가적인 이득을 가져다줍니까‘라고 하면 우리가 직접적으로는 당연히 산출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국제 우주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일본의 위상을 생각했을 때 그런 것들은 그냥 단순히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달 표면의 토양처럼 구현해 놓은 실험실입니다. 2륜형 달 탐사 로버가 서서히 움직입니다. 그런데, 바퀴의 크기가 줄었다 커졌다 합니다. 탐사 지형에 따라 바퀴 크기가 변하는 ‘가변형 휠’인데, 카이스트가 민간 기업과 손잡고 3년의 연구 끝에 개발했습니다.
이대영/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저희가 개발한 이 바퀴는 작은 로버지만 대형 로버 수준의 기동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확장이 되는 건데요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거의 대형 로버 이상의 바퀴 크기를 가질 수 있고 수납 시에는 이렇게 접혀서 아주 가볍게 작게 이렇게 보관해서 운송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달 탐사 로버는, 구덩이나 경사가 있는 달의 거친 표면을 어떻게 탐사할지가 고민거리였습니다. 바퀴 크기를 키우면, 그만큼 수송 비용이 부담이었는데, 이번에 대안이 제시된 겁니다.
이준석/무인탐사연구소 최고기술책임자
행성 표면에 착륙하면 여러 가지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서 바퀴의 직경이 큰 로버가 무조건 유리합니다. 그래서 착륙하면 바퀴의 직경을 키워서 탐사 환경을 더 잘 극복할 수 있어서 그런 장점들이 있는 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협정 국가인 우리나라는, 이런 기술들을 종합해 2032년까지 무인 착륙선을 달 표면에 보낼 계획입니다.
강경인/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
로버를 내려보내고 관측하는데 14일 정도까지 저희가 탐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달의 낮 기간이 14일이기 때문이고요. 착륙하는 위치에 따라 남극이나 북극 쪽으로 가깝게 가면 낮 기간 임무 기간이 한 10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달 착륙지 예비 후보지는 현재 30여 곳으로 추려진 상태로, 올해 안에 최종 선정합니다.
강경인/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
저희가 2032년 달 착륙에 성공하면 바로 준비해야 2045년도 달 기지 건설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계가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요. (만약) 우리나라가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해외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추진 계획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달 착륙을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과 안정적인 조직, 민간 협업 등 선결 과제가 많은데, 핵심은 결국 기술입니다. 반도체와 로봇, 통신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는 이미 우주와 연결돼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의 기술 격차는 뚜렷한 만큼 소홀해선 안 될 부분이 바로 우주 강국과의 협력입니다.
폴윤/미 나사 태양계 홍보대사
향후 모든 우주 장비들은 우주 환경에서 오류를 막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크겠죠. 로봇이든 우주 정거장이든 핵심 부분에서 대한민국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앞으로 미국 나사에서 (우주 탐사를) 추진할 때 대한민국은 핵심 파트너로 계속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열흘 동안의 비행을 마친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선 ‘오리온’. 낙하산을 전개하며 바다로 내려앉습니다. 54년 만의 달 비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목표는 다시, 인류의 달 착륙입니다.
아미트 크샤트리아 / 미 나사 부국장
달로 향하는 길은 열렸지만, 우리 앞에 놓인 여정은 지나온 길보다 더 막중합니다. 늘 그래왔듯 말입니다. 54년 전 인류는 달을 떠났지만, 이번에는 그곳에 정착하기 위해 다시 돌아갑니다.
과거 냉전의 상징이던 달은, 이제 경제와 과학기술, 그리고 국제 질서가 충돌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여기서 뒤처지면 단순히 우주 개발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주도권에서도 밀릴 수 있습니다.
이대영/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지금 상황이 예전에 신대륙 개척하던 시대상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함선을 건조해야 했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르는 미지의 땅을 찾아서 나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인류의 도전과 변화가 지금 세상을 많이 바꿔놨습니다. 우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우주 패권 경쟁에서 이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안형준/과학기술정책연구원 우주공공팀장
국제 협력을 통해서 질서가 만들어지는데 그 안에서 발언권을 얻고 우리의 기여를 주장하려면 그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앞으로는 대형 (프로젝트나) 특정 기술 분야에서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여와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아르테미스 #달탐사 #나사 #NASA #달남극 #오리온우주선 #스페이스X #중국우주개발 #창어 #한국우주개발 #우주항공청 #카이스트 #달로버
촬영:조선기
편집:dl기승
그래픽:장수현
리서처:홍민지
조연출:엄희주 박재범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승종 기자 (argo@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호르무즈 선박 잇단 피격…이란 국회의장 “최종 합의까진 멀어”
- 개방 하루 만에 ‘재봉쇄’…혼돈의 호르무즈
- 햇살 가득 꽃 가득…‘초여름’ 즐긴 주말
- [우리시대의영화㉛ 쉬리]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할리우드에 맞서다
- 인간을 뛰어넘은 휴머노이드…하프마라톤 50분대 주파
- 광장시장 ‘물값 2천 원’ 논란…이유 묻자 노점상이 한 답변은 [잇슈#태그]
- 장정 17명 대변소리에 눈뜬다…교도소가 군대보다 낫다고?
- 중국, 타이완 해협 통과 일본 군함 영상 공개…“자신이 지른 불에 타 죽을 것”
- “음악으로 우리는 하나”…한-아세안 뮤직 페스티벌
- [크랩] “아이유·제니랑 정면승부”…답답해서 직접 뛴다는 소주회사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