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하는 ‘착한 주유소’ 수두룩

이하은 2026. 4. 1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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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주유소' 제도가 실질적인 소비자 가격 안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 지역 착한 주유소 11곳의 오피넷 일별 휘발유 판매가격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선정 당시 경남 평균보다 저렴했던 주유소는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에서 경남 전체 980개 주유소 중 17위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착한 주유소로 선정됐던 한 곳이 3차 첫 주에 L당 222원을 올려 경남 순위 855위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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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11곳 판매가 전수 분석 평균보다 저렴한 곳 단 2곳 소비자 부담 경감 취지 무색

‘착한 주유소’ 제도가 실질적인 소비자 가격 안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 지역 착한 주유소 11곳의 오피넷 일별 휘발유 판매가격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선정 당시 경남 평균보다 저렴했던 주유소는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한 주유소는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주관하고 정부가 연계해 운영하는 제도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 중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리터(L)당 2000원 이하로 판매한 주유소 가운데 최근 3년간 불법행위 적발 이력이 없는 곳을 선정 대상으로 한다. 품질과 가격 두 측면에서 우수한 주유소를 알리고,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민 부담 경감에 동참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선정된 주유소에는 인증 스티커가 부착되고 오피넷을 통해 홍보되며, 누적 5회 이상 선정 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포상 등 추가 인센티브도 검토 중이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착한 주유소’로 표시된 창원의 한 주유소에서 19일 휘발유가 리터당 1994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승권 기자/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착한 주유소’로 표시된 창원의 한 주유소에서 19일 휘발유가 리터당 1994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승권 기자/

그러나 분석 결과는 취지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1차 기간(3월 13~26일·경남 평균 휘발유 1815원) 선정 5곳은 모두 경남 평균을 웃돌거나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2차 기간(3월 27일~4월 9일·경남 평균 휘발유 1902원) 선정 6곳 중 경남 평균보다 저렴한 곳은 단 2곳뿐이었다. 나머지 4곳 중에는 경남 하위 10% 안에 드는 고가 주유소도 포함됐다.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은 맞지만, 출발점 자체가 높았던 셈이다.

3차 기간(4월 10~23일)에 들어서는 더 노골적인 사례도 나왔다. 2차에서 경남 전체 980개 주유소 중 17위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착한 주유소로 선정됐던 한 곳이 3차 첫 주에 L당 222원을 올려 경남 순위 855위로 급락했다. 착한 주유소 타이틀을 받은 직후 대폭 인상한 것이다. 반대로 2차 때 경남 최하위권(948위)의 비싼 가격을 유지하던 한 주유소는 3차에도 동결을 이어갔는데, 그사이 경남 전체 평균이 1980원(4월 16일 기준)까지 오르면서 순위가 519위권으로 껑충 뛰었다. 가격은 그대로였지만 주변 주유소들의 가격이 따라 오른 것이다.

11곳 중 3차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곳은 통영시 무전동 주유소 1곳으로, 지난 16일 기준 경남 977개 주유소 중 7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주유소도 전날 대비 39원 인상했지만 여전히 상위 10% 안에 든다.

착한 주유소 제도가 가격 변동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는 구조인 만큼, 절대 가격 수준이 높은 주유소도 선정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착한 주유소 인증을 ‘저렴한 주유소’로 오인할 경우 오히려 더 비싼 기름값을 치를 수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기름값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선정 기준에 절대 가격 수준을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하은 기자 eundor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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