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순간의 방심이 수십 년의 숲을 앗아간다 - 이재철 (경남도 환경산림국장)

knnews 2026. 4. 1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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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함양에서 234㏊의 숲이 사라졌다.

지난 2016~2025년 최근 10년 동안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면, 3~4월 두 달에만 연간 발생 건수의 38%, 피해면적의 무려 71%가 집중됐다.

산림·산림 인접지 소각행위와 입산 중 흡연 등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과태료 부과로 엄정하게 대응하고, 산불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되면 소속 공무원의 6분의 1 이상이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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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함양에서 234㏊의 숲이 사라졌다. 이어 밀양에서도 143㏊가 불에 탔다. 수십 년 자란 나무들이 불길에 휩싸이는 동안, 진화대원들은 불길이 번지는 능선을 지키기 위해 밤새 전력을 다했다. 숲은 수십 년에 걸쳐 자라지만, 사라지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숲은 단순한 나무의 집합이 아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만들고 기후를 조절하며 수많은 생명이 기대어 살아가는 터전이다. 그래서 숲을 지킨다는 것은 곧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이 소중한 자산은 매년 봄,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한다.

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하다. 지난 2016~2025년 최근 10년 동안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면, 3~4월 두 달에만 연간 발생 건수의 38%, 피해면적의 무려 71%가 집중됐다. 발생 건수보다 피해가 훨씬 큰 것은, 봄철 산불이 그만큼 빠르고 거세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원인이다. 산불 발생 원인의 48%가 사람의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입산자 실화 30%, 불법소각 18%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건축물 화재 14%, 담뱃불 실화 6%까지 더하면 사람이 원인인 산불은 과반수를 차지한다. “비도 왔겠다, 잠깐이면 괜찮겠지” 하는 방심이 수십 년의 시간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그 빈틈을 막기 위해 경남도는 산불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감시카메라는 연기를 조기에 포착하고, 산불감시원은 낮 동안 산림 연접지 곳곳을 누비며 불씨를 살핀다. 산림재난대응단 신속대기조는 야간에도 산림을 지키고, 진화대원들은 산불 신고와 동시에 현장으로 출동해 최전선에서 불길과 맞선다. 여기에 올해 임차헬기를 작년보다 2대 늘려 10대를 도내 거점에 배치해 공중 대응력을 한층 강화했다.

행정 역량도 총동원된다. 경남도는 산불위기경보 단계별 비상근무체계를 구축하고, ‘봄철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하며 화목보일러 사용 농가 점검과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 등 산불 예방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산림·산림 인접지 소각행위와 입산 중 흡연 등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과태료 부과로 엄정하게 대응하고, 산불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되면 소속 공무원의 6분의 1 이상이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불이 나지 않도록 막는 일이다. 원인이 단순한 만큼 예방도 특별하지 않다. △산림 및 인접지 소각 금지 △입산 시 라이터·성냥 등 화기 소지 금지 △등산 중 흡연 금지 △연기 발견 즉시 119 신고. 이 작은 실천이 숲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숲은 여러 세대가 가꿔온 자산이다. 경남도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 산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하자. 인사를 드리고 절대 쓰레기 소각행위를 하지 말도록 당부를 드리는 것이 산불 예방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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