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첫 해외여행…장애인들 백두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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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보고 싶어요."
영광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 다니는 발달장애인 김민수씨에게는 오랜 꿈이 있었다.
비장애인에게 비행기 탑승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보호자가 늘 곁에 있어야 하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오세헌 센터장은 "비행기를 타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제주도로 가도 되지만, 그보다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비장애인도 쉽게 가지 못하는 백두산에 다녀온다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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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부터 77세까지 참여…광주·전남 사랑의열매 경비 후원

영광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 다니는 발달장애인 김민수씨에게는 오랜 꿈이 있었다. 하늘을 가르며 비행운을 그리는 비행기를 동경해온 그는 언젠가 꼭 한번 비행기에 몸을 실어보겠다는 소망을 품어왔다. 비장애인에게 비행기 탑승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보호자가 늘 곁에 있어야 하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영광장애인주간보호센터가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로 했다. 자신이 아는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을 꿈꾸는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에 나서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14명과 교사 7명은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3박 4일간 중국 연길행 비행기에 오른다.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만 13세 초등학생부터 77세 어르신까지 참가자 모두에게 생애 첫 비행이자 첫 해외여행이다.
오세헌 센터장은 “비행기를 타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제주도로 가도 되지만, 그보다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비장애인도 쉽게 가지 못하는 백두산에 다녀온다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에 다니는 장애인들은 성인이지만 하루 일과는 유치원생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밖에 나가면 언제 어디서 돌발 행동이 있을지 몰라 보호자가 항상 함께해야 하죠. 그래서 식당에서 밥 한 끼 먹는 것도,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은 장애인 뿐 아니라 부모님들에게도 낯선 경험이에요. ‘살면서 아이 여권을 만들게 될 줄 몰랐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뭉클해집니다.”
이번 여행은 교사들의 헌신 없이는 불가능했다. 교사 한 명이 발달장애인 2명씩을 책임지는 구조로 여행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교사들 역시 비행기 표를 끊기 직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발달장애인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동행을 결심했다.
코스는 야생화 등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계단이 많아 난도가 높은 서파 대신, 경사가 완만한 북파를 택했다. 백두산 천지를 두 눈에 담고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등정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1박 2일 여수 여행으로 중국행 가능성을 먼저 가늠해봤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섰지만 우려와 달리 일정은 순조로웠어요. GS칼텍스 기업 방문과 여수 예술랜드 조각공원 산책, 미남 크루즈에서 바라본 여수 밤바다까지 하나하나가 낯설고 설레는 경험이었죠. 마지막 날에는 향일암을 오르며 백두산을 앞두고 체력도 점검했어요. 여수에서 쌓은 자신감은 팀 전체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죠.”
백두산 등정 여행 경비는 광주·전남 사랑의열매의 도움으로 마련됐다. 전남사랑의열매가 1000만 원을 후원했고 김원만 ㈜새한그룹 회장이 광주사랑의열매 지정기탁을 통해 백두산 등반 사업비 500만 원을 별도로 지원했다.
오 센터장은 “이번 여행이 발달장애인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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