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쇄’에 미 수뇌부 백악관 집결…‘2차 종전 협상 추진’ 결론
공해상 이란 연계 선박 나포 준비…제재 확대 등 ‘경제 압박’도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 및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해 미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전(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 내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면서도 협상 의사를 접지는 않았다.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며 미·이란 간에 다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주 휴전 시한이 만료되는 21일을 하루 남겨두고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전날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한 뒤에 나왔다.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 회의에는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참석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러한 분주한 움직임은 트럼프 정부가 임박한 휴전 시한을 앞두고 다음 단계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나타났다”며 “협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동시에 전투가 재개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중재로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조만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며칠 내 전투가 재개될 수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액시오스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란과 종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휴전을 연장하지 않고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향후 며칠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세계 곳곳 공해에서 이란과 연계된 선박을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계획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며, 페르시아만 바깥에서 항해 중인 이란산 원유 운반선 등도 나포 대상에 포함하는 작전 확대 조치라고 전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앞서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이란산 원유 등을 불법 수송하는 유조선 등 이른바 ‘그림자 선박’도 추적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경제적 분노 작전’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 15일 이란의 석유 해외 판매를 주도하는 네트워크 내 개인과 기업, 선박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도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이들을 모두 기소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WSJ는 이 같은 조치들이 “이란 정권이 해협을 재개방하고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게끔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의 경우 미·이란의 입장차가 극명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협상 타결을 낙관하며 이란이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미국에 넘기기로 했다고 주장했으나,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어디로도 이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2차 협상을 위한 물밑 작업은 이어져왔다.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이란 대표단 호위 계획을 세우고, 주요 지역 보안 조치에 나서는 등 미·이란 2차 회담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2차 회담은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한 파키스탄 소식통은 2차 회담에서 미·이란이 우선 원칙적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60일 이내 세부 내용을 담은 포괄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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