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PAC갤러리, 개관 후 첫 신진작가 기획전 이언경 사진전

백지영 2026. 4. 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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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찰나를 포착해 영원히 가둬두는 '박제의 예술'이라 불린다.

노창세 PAC 갤러리 관장은 "작가의 '전환'의 기록은 생각의 장치로서의 사진을 제시하면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일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품들"이라며 "미래의 거장이 될 신진작가의 열정을 확인하고 새로운 시각을 먼저 만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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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아래 죽은거목 등을꺾어 매미-울고’展 30일까지
사진은 찰나를 포착해 영원히 가둬두는 '박제의 예술'이라 불린다. 하지만 진주 PAC 갤러리에서 만나는 이언경 작가의 렌즈는 그 견고한 틀을 깨고 나와 꿈틀거리는 전환의 생명력을 응시한다.

지난해 진주 신안동에 문을 연 진주 PAC 갤러리는 개관 후 첫 신진작가 기획전으로 이언경 개인전 '태양아래 죽은거목 등을꺾어 매미-울고'를 오는 30일까지 선보인다.

울산에서 나고 자란 이언경은 대구 경일대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한 뒤 독일 라이프치히 예술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몇 년 전 귀국해 경기 고양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는 사진 매체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수년간 천착해온 '솜사탕과 부처' 연작 등 51점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전시는 대상을 프레임 안에 고착하는 사진의 '박제'적 숙명을 긍정하면서도, 그 고정된 틀을 비집고 나와 새로운 존재론적 층위로 이행하려는 작가의 전환(轉換)에 관한 기록이다.

수 년간 '전환'에 대해 고찰해온 작가는 지난해 여름 카라멜처럼 나무에 붙은 매미의 흔적과 나무 어딘가에 붙어 혼자 실컷 울어대는 매미를 통해 오랜 의문의 실마리를 얻었다.

작가는 "사진은 세상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오히려 대상의 본질을 껍데기 안에 가둬버리는 속성을 지닌다"며 "역설적으로 그 정교한 기록의 층위들을 집요하게 파고 들 때, 비로소 박제를 뚫고 나오는 새로운 형상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시의 키워드는 임계점이다. 재료가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찰나의 순간처럼, 작가는 고정된 사진 프레임 속에서 아직 액체 상태로 남아 일렁이는 에너지에 주목한다. 전시는 기록의 도구를 넘어, 드러나지 않는 존재와 마주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사진을 제시한다.

갤러리 벽면을 채운 작품 배치는 일반적인 사진전과 사뭇 다르다. 51점의 사진은 아홉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사유의 층위를 형성한다. 각 장을 이루는 5~6점의 사진이 층을 이뤄 천장까지 높이 배치된 구조는 집집이 인화된 필름 사진을 찬찬히 붙여 보관했던 옛 시절 사진첩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작품 배열에는 어릴 적 사진관을 운영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작가의 성장 배경이 숨어 있다. 사진첩을 한 장씩 넘길 때 앞뒤 사진이 미묘하게 연결되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던 기억이 이번 전시 구성의 모티브가 됐다. 단순히 한 장의 사진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작품 사이의 틈을 통해 관객 스스로 연결 고리를 찾아내길 바라는 의도가 녹아있다.

노창세 PAC 갤러리 관장은 "작가의 '전환'의 기록은 생각의 장치로서의 사진을 제시하면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일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품들"이라며 "미래의 거장이 될 신진작가의 열정을 확인하고 새로운 시각을 먼저 만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무료 관람.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이언경 作.
이언경 '태양아래 죽은거목 등을꺾어 매미-울고' 전시 모습. 백지영기자
이언경 '태양아래 죽은거목 등을꺾어 매미-울고' 전시 모습.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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