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직접 구운 빵 나눔…“이웃에 힘되길”

목포=정해선 기자 2026. 4. 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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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백제당 제과점 김승태·안오순 부부>
어린시절 굶주림·외로움 등이 원동력
목포제일정보중·고 만학도 배움 열정
3년째 학교 연계 장애인에 찐빵 제공
“건강이 허락하는 한 빵 굽고 나누고파”
목포 동부시장에서 ‘백제당 제과점’을 운영해 온 김승태(오른쪽)씨와 아내 안오순씨는 30여년간 직접 구운 빵을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제공>
“어린 시절 형편이 어려워 지독한 굶주림과 외로움을 겪어봤기에 배고픈 이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목포 지역 한 만학도 부부가 가난과 투병 등 숱한 역경 속에서도 30여년간 직접 구운 빵을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재단법인 향토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이며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김승태(62)씨와 아내 안오순(65)씨 부부는 지난 9일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뜻깊은 나눔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목포중증장애인협회와 지역아동센터, 장애인요양시설 등을 찾아 정성껏 만든 팥찐빵과 옥수수빵 1천여개를 제공했다.

목포 동부시장에서 ‘백제당 제과점’을 운영해 온 김씨 부부의 나눔은 올해로 3년째 학교 연계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 지원금 50만원에 김씨가 60여만원과 제빵 기술을 보태며 나눔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씨 부부의 선행은 아주 오래전 시작됐다. 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물론 공공기관을 찾아 꾸준히 빵을 나누며 묵묵히 이웃 사랑을 실천해 온 세월이 벌써 30여년에 이른다.

이 같은 지속적인 나눔의 이면에는 김씨의 뼈아픈 인생사가 자리하고 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굶주림 속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18세에 목포에 와 어망 제작 기술자로 일하며 생계를 이었다.

아내 안씨를 만나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그는 노점상 등을 거쳐 1997년 백제당 제과점을 인수했지만, IMF 외환위기라는 혹독한 시련과 마주했다.

이후 부부는 과감한 가격 인하와 성실함으로 위기를 돌파해 지역에서 사랑받는 제과점으로 일어섰다.

2015년께 아내 안씨가 뇌출혈로 쓰러지는 큰 고비도 있었지만, 당시 김씨는 아내의 쾌유를 간절히 바라며 병원 화장실을 매일 청소하는 묵묵한 봉사를 실천하기도 했다.

생사의 고비를 넘긴 안씨와 함께 김씨는 현재 생업에서 한 걸음 물러나 제과 시설을 갖춘 별도의 공간에서 오직 나눔을 위한 빵을 굽는 데 여생을 바치고 있다.

또한 못다 한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부부가 나란히 학교에 진학해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현재 고등학교 과정에서 만학의 꿈을 꽃피우고 있다.

김승태씨는 19일 “어린 시절 뼈저리게 겪었던 고단함이 나눔의 원동력이 됐다”며 “나눔을 위해 최근 찐빵 기계도 새로 장만했다. 작은 정성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내와 함께 빵을 구워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목포=정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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