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휴식 따위 필요 없는데” 간판스타가 감독에 대든 대형 사태… 그런데 감독이 잘릴 수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성적이 처지며 고전하고 있는 캔자스시티는 19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포수진에 변화를 줬다. 주전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36)가 빠지고, 백업 포수인 카터 젠슨이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특별히 제외될 이유가 없는데 페레스가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맷 콰트라로 캔자스시티 감독은 경기 전 현지 취재진과 만나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는 모든 경기에 나가 뛰고 있다. 그리고 전날 밤 경기에 이어 오늘은 낮 경기다”면서 “오늘은 카터가 포수로 나갈 예정이다”면서 “살비(페레스)가 조금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 정신적으로 숨 돌릴 시간을 조금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페레스는 올해 만 36세의 베테랑 포수고, 여전히 팀의 주전 포수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있었다. 전날 밤 경기를 치르고 다음 날 낮 경기를 치러야 할 때, 많은 팀들이 야수들을 순환시키기도 한다. 포수는 더 그렇다.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고 벤치를 지킨 페레스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콰트라로 감독의 인터뷰를 본 페레스는 경기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는 정신적인 휴식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짧은 글을 올렸다. 짧지만 굵은 불만의 표시였다. 또한 페레스는 감독의 해당 발언이 실린 기사를 캡처하며 “FAKE”라고 적었다. 대놓고 감독을 직격한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 페레스의 의중을 파악하고 해석하기 위해 난리가 난 가운데, 어쨌든 페레스가 이날 콰트라로 감독의 결정에 정도가 어느 선이든 반기를 들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20일 경기를 앞두고 팀의 최대 화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팀의 베테랑 프랜차이즈 스타와 감독의 기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콰트라로 감독은 2023년 캔자스시티에 부임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이한다. 리빌딩 팀이었던 캔자스시티를 맡아 2024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지난해 부진에 이어 올해도 시즌 첫 21경기에서 7승14패에 그치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페레스는 팀 클럽하우스의 리더 중 리더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페레스는 2011년 캔자스시티에 데뷔해 지금까지 오직 로열스를 위해 뛴 원클럽맨이기도 하다. 캔자스시티에서만 무려 1727경기에 나갔고, 9차례의 올스타, 5차례의 골드글러브, 5차례의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는 등 리그 정상급 포수로 오랜 기간 활약했다.
2021년에는 48개의 홈런을 쳐 오타니 쇼헤이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306홈런과 1022타점을 기록한 공·수 겸장 포수이기도 하다. 발언권도 상당히 강력하고, 따르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55경기에서 30개의 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했으나 타율은 0.236로 2018년 이후 최악이었다. 올해는 20경기에서 타율 0.160, 출루율 0.210, 3홈런, 6타점, OPS 0.517의 저조한 출발이다.
포수지만 지명타자까지 겸업하며 매 시즌 많은 경기에 나간 페레스로서는 타격 성적이 떨어지자 감독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체력도 아닌 ‘멘탈’을 언급했다는 것이 페레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평가도 있다. 정작 감독은 다른 이유로 자신을 제외했는데, 언론에는 핑계를 대 화가 났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야후스포츠’는 “더 난감한 점은, 35세의 페레스가 이번 시즌 거의 경쟁력이 없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또한 로열스는 곧 새로운 포수를 추가할 예정이다. 트리플A 오마하에서 뛰고 있던 전직 올스타 포수 엘리아스 디아스를 콜업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로스터 조정도 필요하다”면서 “최근 토론토의 에릭 라우어 사례처럼, 이번 일도 내부적으로 대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KBO리그의 경우 이는 감독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여져 구단에서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메이저리그는 그렇지 않다. 감독보다 스타 선수나 클럽하우스의 입김이 더 센 경우도 많고 페레스는 그런 영향력을 가진 선수다. 이 경우 감독의 입지가 약해져 스타 선수가 감독을 몰아내는 모양새가 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페레스의 현재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페레스를 비난하는 여론도 제법 많다. 밤사이 이 사태가 잘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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