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위즈·17] 야구는 투수 놀음

키움 0 : 5 kt (소형준 승) / 4.17(금) 수원
kt wiz 팬의 입장에선 아주 편안한 경기였다. 긴장감이나 쫄깃함은 다소 떨어졌지만 이런 날도 있어야 긴 시즌 별의별 일을 다 지켜봐야 하는 팬들의 정신 건강에 좋다. 선발 6이닝에 불펜이 1이닝씩 깔끔하게 무실점. 마무리도 아끼며 교과서 같은 승리를 거뒀다.
선발 소형준은 처음에 다소 흔들렸다. 제구 좋은 소형준이 1회초 헤드샷까지 허용했다. 구종이 변화구(체인지업)였기에 퇴장은 면했고 만루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다행히 후속 타자를 땅볼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야구 격언대로 위기를 넘기자 곧바로 찬스가 찾아왔다. 1회말 리드오프 최원준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빈틈을 노려 3루까지 훔쳤다. 이후 김상수의 좌전 안타로 kt는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여기까진 좋았지만 이후 알 수 없는 플레이가 나왔다.
kt 야구를 보다 보면 치고 달리기 작전으로 순식간에 아웃 두 개가 올라가는 장면을 심심찮게 본다. 타자는 삼진, 주자는 태그아웃. 이날도 기분 좋게 선취점을 얻은 뒤 계속 찬스를 이어가며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었지만, 작전이 나왔고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무사 1루에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1회부터 굳이 무리할 필요가 있었을까.

가라앉을 뻔 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장성우였다. 부진한 힐리어드 대신 4번 타자 중책까지 맡고 있는 장성우는 연일 기대에 부응하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첫 타석부터 홈런을 쏘아올리며 직전의 투아웃 플레이를 금세 잊게 만들었다. 이로써 장성우는 홈런·타점 ‘리그 1위’에 등극했다. kt는 이후 차곡차곡 추가점을 쌓으며 5-0으로 손쉽게 경기를 잡았다.
이날 소형준은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발 몫을 충분히 해냈다. 몸에 맞는 공만 하나 있었을 뿐 볼넷이 없었다.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5회초 무사 2·3루 위기에서 후속타자 세 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오늘 경기의 백미였다.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황성규 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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