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마라톤 50분 만에 주파…中 로봇, 인간 앞질렀다
스마트폰사 아너가 만든 모델
자율주행 분야 1~3위 싹쓸이
작년 대회 기록 2시간 앞당겨
지형 학습 능력·내구성 입증
로봇 양산 체제 ·산업화 박차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베이징 하프마라톤 대회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성인 남성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경쾌한 발소리를 내며 치고 나간다. 관중의 환호와 함께 달리기 시작한 로봇은 옆 트랙에서 달리던 ‘사람’ 참가자들을 가볍게 제치며 눈 깜작할 사이에 시야에서 멀어졌다.

19일 중국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에선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대회는 오전 7시 30분(현지 시간)에 시작하지만 출발 지역은 두 시간 전부터 대회 참가자들과 관계자,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이번 대회 참가팀은 지난해(21개)보다 다섯 배 늘어난 총 105개로 3만 2000여명의 일반 참가자들과 함께 달리기에 나섰다. 트랙은 두 개로 나눠 사람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선을 분리했으며 로봇들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약 30초 간격으로 순차 출발했다.
상당수가 뒤뚱뒤뚱 걷거나 넘어지기도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출발점에선 참가 로봇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그간 로봇 기술이 진일보한 측면도 있고 참가 팀이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모델을 활용한 영향도 크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로봇 모델은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한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 로봇 선도기업 유니트리(위수커지)의 ‘H1’과 ‘G1’, 스마폰 제조사 아너가 만든 ‘샨뎬’ 등이 눈에 띄었다. 이외 ‘위엔치하오’, ‘송옌동리’, ‘엑스봇’, ‘씽저타이산’ 등 각 업체가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여했다.

앞서 참가번호 5번 ‘포펑샨뎬’(바람을 가르는 번개)은 48분 19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다만 5번 팀이 참가한 원격조종 분야는 기존 시간에 1.2의 계수를 곱하기 때문에 총기록은 57분이 넘어 순위권에서 밀렸다. 상위권 모델은 1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약 21㎞의 거리를 주파했다. 지난해 대회에선 ‘톈궁’ 모델이 2시간 40분 42초로 우승했는데 2시간 가까이 기록을 단축한 것이다.
이날 대회 남녀 1등이 각각 1시간 7분 47초, 1시간 18분 06초의 기록을 세웠는데 이보다도 빨랐다. 특히 우간다의 육상 영웅 제이컵 키플리모가 지난해 2월 세운 하프마라톤 세계신기록(56분 42초)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해가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데 이번 마라톤 대회 등을 통해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마라톤은 단순히 로봇의 운동 성능만을 보는 게 아니라 코스를 학습해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능력, 2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내구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참가 팀들이 지난해보다 기록을 크게 단축한 것은 그만큼 로봇의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는 의미다.
지난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원년으로 삼았던 중국은 올해부터 본격 양산 체제와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일부 제조업 공장에선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돼 작업하고 있다. 로봇 업계에선 올해 들어 345억 위안을 조달해 지난해 연간(약 588억원) 수준의 절반을 넘을 만큼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좡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단순 경주일 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는 계기다”며 “로봇 성적이 엘리트 선수에 필적하고 복잡한 지형에서 감지 정밀도와 의사 결정 속도의 향상, 에너지 효율 최적화로 배터리 교체 빈도가 감소할 때 이러한 기술은 산업 순찰, 응급 구조, 건강 관리 등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신기록보다 더 빨랐다, 中 로봇 하프마라톤 48분에 주파
- '제2 잼버리' 우려…여수 섬박람회 “촘촘히 준비할 것”
- "알바생은 무슨 죄?" 배라 젠더리빌, 민폐일까[이 집! 지금, 이 맛]
- “13세도 중범죄 처벌받나”…'촉법소년' 연령조정 시민토론회 가보니
- 씹다 멈칫한 힘줄, 단맛에 눌린 불맛…버거킹 ‘유용욱 와퍼’[먹어보고서]
- ‘부산 출마’ 한동훈이 선택한 북구 만덕동 대단지 아파트는[누구집]
- 수입차 수리 맡겼다가 ‘급하강 사고’…“본사 책임 없다”[호갱NO]
- 휴대폰 문자를 못읽는다?…30대에 조기폐경한 썰[툰터뷰]
- "엄마를 용서해 달라"…부부싸움 뒤 사라진 6개월 딸[그해 오늘]
- 황교익의 귀환…5년 만에 실현된 ‘이재명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