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79m 앞 성범죄자라니”...울산 학부모 ‘불안’
상당수 학교·어린이집 인접 거주
“등·하교때 영상통화 당부” 호소
‘거주 제한’ 법안 국회서 계류 중
경찰 “대면 점검·주변 순찰 강화”

최근 남구의 한 초등학교 앞 100m 이내에 살던 한 성범죄자가 거센 항의를 받으며 이사를 결정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성평등가족부, 울산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성범죄자알림e에 등록된 울산지역 내 성범죄자는 모두 48명으로 집계된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는 어린이집·학교와 수백 미터 이내에 거주 중인 상태다.
특히 일부 성범죄자들의 경우 어린이집과 55m·82m, 초등학교와 100m 이내 거리 등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정문에서 불과 79m 떨어진 곳에 성범죄자 A씨가 거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학부모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아파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성범죄자가 어디에 사는지 거주 사실이 알려졌다"라며 "아이에게는 그쪽 주변으로 절대 가지 말라고 철저히 교육했고, 등하교 때마다 영상통화를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안감이 너무 크지만 당장 학부모 입장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답답하다"며 "학교 주변으로 성범죄자들이 아예 살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경찰 확인 결과, 학부모들의 우려와 항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빗발치자 결국 A씨는 최근 타 지역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의 압박이 임시방편으로 작용한 셈이지만, 언제든 또 다른 성범죄자가 학교 주변으로 전입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현재 헌법상 거주 이전의 자유로 인해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강제로 제한할 법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다.
고위험 성범죄자가 학교, 어린이집 등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인근에 거주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22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경찰은 대면 점검, 학교 주변 순찰 강화 등을 통해 주민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상정보가 공개된 고위험 대상자들은 가급적 대면 점검을 하지만 법적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학교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성범죄자들의 경우 주기별로 대면 점검을 하고, 학부모들의 불안이 큰 만큼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순찰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반경 1㎞ 이내 신상정보공개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 현황'에 따르면 울산지역 전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942곳 중 457곳(48.8%) 주변 1㎞ 이내에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