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서울 사립대 추월…‘대학 서열’까지 흔드나

양철민 기자 2026. 4.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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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거국, 주요대와 비교해보니]
2030년 4400만원으로 끌어올리면
주요대 중 가장많은 연세대도 넘어
지거국 3곳 입결 대폭 상승 가능성
등록금 규제로 어려움 겪는 사립대
“정부 지원 정책도 소외” 부글부글

정부가 향후 5년간 지역거점국립대 3곳에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 투입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이른바 ‘대학 서열’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앞서 ‘성장 엔진 연계 지역 인재 양성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특성화 분야에서 (지역거점국립대 3곳이) QS 전공별 세계 200위 안에 진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등록금 규제 등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요 사립대들은 정부 정책에서 소외받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서울 소재 주요 9개 사립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이화여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분석한 결과 연세대가 3965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고려대(3315만원), 성균관대(3242만원), 한양대(2792만원), 이화여대(2261만원), 서강대(2029만원), 경희대(1879만원), 중앙대(1853만원), 한국외대(1270만원) 순이었다. 입시업계에서 언급하는 대학 서열과 학생 1인당 교육비 순위가 상당부분 일치하는 셈이다.

1인당 교육비는 교비회계·산학협력단회계·도서구입비·기계기구매입비 등을 전체 학생 수로 나눠 산출되며, 산학협력단회계 비중이 큰 만큼 일반적으로 이공계 분야 경쟁력이 높은 학교의 1인당 교육비가 높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학계열 경쟁력이 약한 대학은 명성에 비해 1인당 교육비가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들 9개 대학의 산학협력단회계 예산은 연세대가 446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려대(4184억원), 성균관대(3728억원), 한양대(2753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1인당 교육비만을 놓고 보면 5년 뒤 국내 대학 서열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2030년 경에는 학생 1인당 교육비 지표에서 지역거점국립대 3곳이 서울 주요 사립대를 뛰어 넘을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지역 인재 양성 방안을 통해 지역거점국립대 3곳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2030년까지 4400만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24년 기준 지역거점국립대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2540만 원 수준으로 서울대(6302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2030년에는 서울대의 70% 수준까지 높아진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의 이른바 ‘입결(입학시험 결과)’ 또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사립대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5년 가량 동결된 등록금 등 각종 규제와 지역균형발전에 초점을 둔 정부의 예산 배분으로 1인당 교육비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의 막강한 ‘동문파워’ 또한 예산만 놓고 보면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9개 사립대 중 기부금 액수가 가장 많은 고려대의 관련 수입은 867억원으로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릿 수에 불과하며 연세대의 기부금 수입은 1년새 746억원에서 692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이외에도 성균관대(227억원), 이화여대(186억원), 한양대(160억원), 경희대(116억원), 서강대(84억원), 중앙대(73억원), 한국외대(54억원) 등은 전체 예산에서 기부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3%내외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연세대와 서강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년새 되레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실제 연세대의 1인당 교육비는 2023년 4083만원에서 이듬해 3965만원으로 낮아졌으며 서강대 또한 같은 기간 2036만원에서 2029만원으로 줄었다. 1인당 교육비 수치 기준으로 지역거점 국립대와의 순위 역전이 멀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립대 일각에서는 고등교육정책에서 지역균형 발전이 우선시 되며 교육의 ‘수월성(Excellence)’ 부분이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내 일반대 189곳 중 154곳이 사립대인 상황에서 ‘사립대 역할론’을 인정하는 한편, 경쟁력이 높은 몇몇 대학의 개별학과에 대해서는 지역거점국립대 수준의 파격적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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