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고교생 10만원”“입학준비 30만원”…학생수 줄어드니 넘치는 교부금 퍼주기

강도림 기자 2026. 4. 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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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표심을 겨냥한 '돈 뿌리기 공약' 경쟁에 교육감 후보들도 가세했다.

학생 수 감소로 생긴 재정 여유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쓰이기보다 펀드·지원금 형태의 현금성 공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시도교육청의 재정 여력이 커졌고 이 재원이 교육 경쟁력 강화보다 선거용 지원금 공약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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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감 선거도 ‘돈 뿌리기’
10년간 학령인구 100만명 감소 속
내국세 연동 교부금은 계속 불어나
펀드·AI교육 명분 선심성 공약 남발
제도개편 공감에도 법개정 지지부진

지방선거 표심을 겨냥한 ‘돈 뿌리기 공약’ 경쟁에 교육감 후보들도 가세했다. 학생 수 감소로 생긴 재정 여유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쓰이기보다 펀드·지원금 형태의 현금성 공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현행 교육교부금 제도의 비효율과 왜곡을 지방선거가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같은 현금성 공약 경쟁은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한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도 두드러진다.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은 모든 고등학생에게 매년 10만 원씩 지급하는 ‘교육기본소득’을 공약했다. 유 전 장관 측은 소요 예산을 370억 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학교 1학년생 전원에게 100만 원의 ‘청소년 씨앗 교육펀드’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6년간 자산운용사에 위탁 운용한 뒤 고교 졸업 시점에 수익금을 돌려준다는 구상이다. 안 전 의원 측은 연간 130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특성상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충북에서는 김성근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이 ‘초중고 신입생 입학준비금 30만 원’을 내걸었다. 신문규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은 경제 교육 명목으로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10만 원, 중고교 입학생에게 100만 원 규모의 ‘마중물 교육펀드’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김진균 전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중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AI 부트캠프 100만 원 펀드’ 지급을 약속했다.

세종에서도 현금성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김인엽 국립공주대 교수는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연 24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세종아이 240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안광식 더민주세종혁신회의 공동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생에게 매달 10만 원을 지급하는 ‘학생 교육수당’을 공약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현금성 공약이 대세”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감 선거에서까지 현금성 공약이 확산하는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교육교부금이 크게 늘어난 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시도교육청의 재정 여력이 커졌고 이 재원이 교육 경쟁력 강화보다 선거용 지원금 공약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학생 1인당 교부금은 2016년 716만 원에서 2025년 1371만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교부금 지원 대상 학령인구는 602만 명에서 513만 명으로 줄었지만 교육교부금 총액은 43조 2000억 원에서 70조 3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당초 올해 교육교부금은 71조 6000억 원이었지만 이른바 ‘전쟁 추경’ 편성으로 4조 8000억 원이 추가되면서 76조 4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와 자동 연동되는 현행 교육교부금 구조가 재정 팽창을 고착화하고 남는 재원이 선심성 공약으로 분출되는 왜곡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교부금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최근 내국세의 20.79%에 자동 연동돼 해마다 늘어나는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데다 국회 논의도 불가피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까지 겹쳐 당장 개편에 착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예정처는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전되는 재원인데 시도교육청의 재정 여력은 개선되고 있는 반면 중앙정부의 재정 부담은 증가해 국가 전체의 재원 배분에 불합리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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