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차 '돈되는 특허' 집중 … 5년새 IP 생태계 급변
활용도 낮은 특허 과감히 정리
시장 파급력 높은 기술에 사활
삼성전자·현대차 등 5개 기업
5년째 혁신 모멘텀 리더 굳건
세라젬·에코프로 등 신규진입
중후장대 산업 특허편중 완화
상위 20위권내 바이오는 전무
케어젠 등 강소기업 8개社 주목

한국 산업의 지식재산(IP)을 이끄는 리더 기업들이 지난 5년간 글로벌 시장 변화에 맞춰 꾸준히 체질을 개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특허 숫자 늘리기에 급급하던 데서 벗어나 기술적 파급력이 큰 핵심 특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일경제가 글로벌 특허 분석 기업 렉시스넥시스와 공동으로 '2026 한국 혁신 모멘텀 상위 20개 기업'을 선정해 19일 발표했다. 2022년 첫 발표 이후 올해로 5년째인 이번 조사는 국내 기업의 기술적 진화 과정을 장기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석의 핵심 잣대인 '혁신 모멘텀'은 기업이 보유한 특허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기술 관련성'과 전 세계 시장에서의 보호 범위를 뜻하는 '시장 커버리지'를 결합해 산출한 '특허 자산 지수'를 근거로 한다. 단순히 특허를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는 양적 지표가 아니라 해당 특허가 미래 산업 지형도를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기술의 실질적인 파급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2026년 한국 혁신 모멘텀 기업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삼성SDI,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KT, SK이노베이션, LG이노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LS일렉트릭, KT&G, HL만도, 네이버, 삼성전기, 에코프로, 바디프랜드, CJ, 세라젬 등 20곳이 선정됐다.
이들을 포함해 지난 5년간의 데이터를 추적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들의 혁신 전략은 '양적 팽창'에서 '질적 생산성' 중심으로 이동했다. 김동현 렉시스넥시스 수석연구원은 "분석 초기에는 특허 보유 건수 자체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활용도가 낮은 특허를 정리하고 시장 영향력이 높은 핵심 기술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며 "삼성과 현대차, LG 등 상위권 기업이 5년 연속 혁신 리더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질적 관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리스트에는 척추 의료기기 전문 기업 세라젬과 2차전지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가 20위권 내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자와 자동차 등 특정 중후장대 산업에 쏠려 있던 한국의 특허 지형도가 헬스케어와 친환경 소재 분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대기업이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매년 새로운 분야의 강소기업이 꾸준히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정 산업에 편중됐던 한국의 혁신 생태계가 점차 다양성을 확보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래 핵심 산업인 제약·바이오 분야가 여전히 국내 20위권 내에 단 한 곳도 진입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약 산업이 반도체와 혁신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향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 혁신 모멘텀을 보유한 8개 강소기업을 별도로 추출해 평가했다. 아직 국내 20위 내에 들지 못했지만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을 다지고 있는 잠재력 높은 기업을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분석 결과 케어젠, 대웅제약, 동아 에스티, GC녹십자, 한미약품, 엠디헬스케어, 유한양행, 일동제약 등 8개기업이 선정됐다. 이 평가에서는 혁신 모멘텀 점수를 기본 바탕으로 하되,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로 여러 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은 배제했다. 그 대신 '특허 50건 이상' '헬스케어 관련 특허 비율 50% 이상'이라는 조건을 맞춘 기업 중에서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는 곳을 선별했다.
선정된 기업들은 각자의 주력 분야에서 확실한 기술적 깊이를 보여줬다. 케어젠은 단백질 조각인 '펩타이드'를 활용한 피부·모발 건강 분야에서 핵심 특허 170건을 바탕으로 기술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미약품은 항암제와 혈당 조절 분야에서, GC녹십자는 바이오 면역치료와 항체 분야에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수석연구원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국내 20위권과 글로벌 100대 기업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냉정히 봐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이번에 추출한 8개 기업은 자신들만의 특화된 기술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기술적 깊이가 증명된 제약·바이오 강소기업들이 향후 대기업 중심의 혁신 구조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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