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누구나 즐길 수 있는 쉽고 재밌는 오페라 준비”

정광용 2026. 4. 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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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연 BS부산오페라단 단장
이탈리아 유학 후 부산서 맹활약
25~26일 ‘세빌리아의 이발사’ 공연
영화적 요소 결합 감동·매력 배가
오페라하우스 ‘제작 중심 극장’으로
BS부산오페라단 민수연 단장.

“부산 시민들이 쉽고 재밌게 만날 오페라를 준비했습니다. 공연을 보시면 일반 대중들도 오페라의 매력을 제대로 맛볼 겁니다.”

BS부산오페라단 민수연 단장은 자신감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민 단장이 이끄는 BS오페라단은 오는 25~26일 이틀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일반 대중에게 오페라는 좀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민 단장은 색다른 방식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영화적인 요소를 결합한 ‘시네마틱 오페라’ 개념을 도입한 것.

민 단장은 “영상과 조명을 활용해 무대 위에서 입체적인 장면을 연출해 낸다”며 “장면 전환과 공간 변화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이어져 관객들은 영화같은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들이 좀 더 친근하게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 배경도 18세기 스페인이 아닌 1960~70년대 클래식 극장으로 옮겨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퓨전 오페라인 셈인데, 민 단장에 따르면 이런 방식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조심스럽다고. 그는 “고전 작품을 현대식 버전으로 잘못 각색하면 작품성만 잃어버리고 배가 산으로 간 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더 치밀하게 잘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5년 부산소극장오페라축제에서 오페레타 ‘박쥐’ 공연 후 커튼콜을 받는 장면.

민 단장이 쉽지 않은 이 작업에 나선 건 지난해 부산소극장오페라축제 때 공연한 오페레타 ‘박쥐’의 성공 덕분이다. 당시 대중적인 재미를 가미해 각색한 ‘박쥐’는 오페라대상과 최다 관객상을 수상하며 큰 호응을 받았다. 이때 얻은 자신감은 민 단장이 예술적 완성도와 대중적 재미를 결합한 오페라 ‘시즌2’ 제작에 바로 뛰어드는 밑거름이 됐다.

“시각의 마술사 윤상호 연출가와 로시니 음악 해석에 탁월한 유건우 지휘자, ‘팬텀싱어’의 주역 이승민, 바리톤 대가 김종표 등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유쾌하고 세련된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관객들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오페라의 감동과 정수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민 단장은 이탈리아로 유학해 산타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 오페라과정을 졸업하고, 세계적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를 사사했다. 페로지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테라모 국제콩쿠르·살레르모 국제콩쿠르 우승, 레온카발로 국제콩쿠르 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9년간의 유럽 생활을 뒤로 하고 귀국한 게 2007년. 이후 그는 고향 부산을 주무대로 성악가·지휘자·음악감독으로서, 그리고 대학 강단에 서며 부산의 클래식 발전에 열정을 쏟아 왔다. 내친김에 지역 예술인이 중심이 돼 독창적인 오페라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신념으로 2023년 BS오페라단을 창단했다. “그동안 많은 오페라가 클래식 전공자의 시각에서 제작된 틀을 깨고, 대중의 입장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쉽고 재밌는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는 게 민 단장의 지향점이다.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선음악회에 나선 민수연 BS부산오페라단장.

내로라하는 오페라 전문가인 그는 곧 개관할 부산 오페라하우스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제언을 전했다. “건물의 외형보다 내부를 채울 소프트웨어가 중요합니다. 지역 음악가들이 주도적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기량을 펼칠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부산 음악인과 오페라단이 자생할 수 있도록 ‘제작 중심 극장’으로 정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