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봉쇄 후 인도 선박도 공격···“통과하려는 선박은 적과 협력 간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하루 만에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선박들이 공격을 받거나 회항하는 등 역내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IRGC 소속 고속공격정 2척이 무전 교신 없이 오만 북동쪽 20해리(약 37㎞) 해상에서 유조선을 향해 발포했다. 이어 UKMTO는 컨테이너선 한 척이 오만 북동쪽 25해리(약 46㎞) 해상에서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컨테이너 일부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선박에 대한 공격으로 인명 피해나 화재 등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추적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은 IRGC의 공격을 받은 선박 두 척이 인도 국적 선박이며 이 가운데 한 척은 이라크산 원유 200만배럴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이었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에도 인도 선박의 통과를 허용해온 전례가 있어 이번 공격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외교부는 이날 자국 선박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주인도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외교부는 “오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인도 국적 선박 2척이 관련된 총격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외교차관은 이란 당국에 인도의 입장을 전달하고 인도로 향하는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지원하는 절차를 조속히 재개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IRGC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선박들에 경고성 무전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IRGC는 음성 메시지에서 “어떤 종류나 국적의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며 “해협에 접근하는 것은 적과의 협력으로 간주되며, 위반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겠다고 밝힌 후 해당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 재개방하겠다고 밝힌 후 상선 12척이 출항했으나 이란 당국이 해협 개방을 번복하자 최소 9척의 유조선 등이 항로를 변경했다. 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는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자사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소식통들에 따르면 걸프해역에서 선박 수백척과 선원 약 2만명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를 기다리며 발이 묶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해운 업계의 기대감이 좌절됐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해운 서비스 회사 시그널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마리아 베르첼레투는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위험 지역”이라며 “향후 72~96시간 동안의 실제 통행 상황에 따라 통항 신뢰 회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IRGC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됐으며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전까지는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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