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금융 생존 해답은 디지털 기술"···박혜진 BNK 사외이사의 포부

김민 기자 2026. 4. 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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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인터넷화', 세계 시장은 변화 중
'흐름 따라잡냐'에 따라 경제 운명 갈린다
박 교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킬 것"
박혜진 서강대 AI·디지털자산대학원 주임교수는 2026년 3월부터 BNK 금융지주 사외이사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박 교수의 모습이다. /김민 기자

오늘날 금융권은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 AI·스테이블코인의 등장으로 더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 됐다. '금융의 인터넷화' 현상으로 내수시장에서 △예금 △자산 관리 △대출 등 기본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걸 넘어 세계적인 수준에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생긴 것이다.

'금융의 인터넷화'는 전통 금융권에서 T+2로 대표되던 결제·청산 지연이 사라지고 금융 거래가 실시간으로 체결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변화는 단순 수익을 넘어서 생존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자산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이런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계속 한국 시중은행 계정을 쓰고 원화로 월급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사라질 것이다.

결국 한국 금융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와 금융의 명운이 달린 셈이다.

물론 금융권도 이를 인지하고 있어 최근 AI 전문가를 초빙하는 일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BNK 금융지주다. 2026년 3월부터 박혜진 서강대 AI·디지털자산대학원 주임교수가 사외이사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박 교수는 디지털자산과 크립토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활동하는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 과정을 교육하는 건 물론 관련 산업 스타트업·투자자 육성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주식회사 바이야드의 대표이사로 △블록체인 △보안 △AI 등 딥테크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영국 심산벤처스의 한국지부 투자 총괄 파트너도 겸임 중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 한국 금융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 전문가이자 사외이사인 박 교수의 목표는 BNK 금융지주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ㅡ 이사회 다양성 측면에서 사외이사로서 이바지하고자 하는 역할은?

"금융권에서 여성 사외이사 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변화다. 다만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이 충분히 제고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BNK 역시 다양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나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경력과 지식을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의 다양성이 성별 구성 문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다양성이다.

BNK에서 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데에는 IT·벤처 투자자 전문가인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사회 다양성을 단순히 법률·회계·금융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산업의 전문가를 초빙한 셈이다.

나도 이에 맞춰 AI·디지털 자산·글로벌 벤처 투자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활용해 BNK 금융지주가 글로벌 금융지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이바지할 생각이다. 지금은 IT 전문가로서 새로운 산업·기술 관의 논의를 이사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싶다. 기존 금융의 시각과 기술 혁신의 시각이 균형 있게 맞닿을 때, 보다 입체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데이터 위주 의사결정 필요

ㅡ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개선하거나 정착시키고 싶은 부분은?

"BNK 금융지주는 현재 인프라를 첨단화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다.

기본적으로 금융 회사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AI의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이 빨라진 상황에서 이를 가만히 방관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안전성을 유지하며 해당 흐름을 따라가는 건 난제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비단 BNK 금융지주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이 맞닥뜨린 문제다. 이사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사회가 견제할 부분은 잘 견제하고 지지할 부분은 지지하면서 '전략적 의사결정'을 뒷받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AI·디지털 전환이나 신규 사업 확대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영역에서는 데이터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내가 사외이사로서 집중하고 싶은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디지털과 데이터 관점에서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단순히 보고만 받는 수동적인 이사회가 아닌 데이터를 직접 해석하고 질문할 수 있는 이사회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선 이사회 차원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과 함께 경영진이 제공하는 정보의 깊이와 투명성을 높여 나가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ㅡ AI 전문가로서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할 때 기존 금융권 시각과 차별화되는 판단 기준이나 접근 방식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금융의 인터넷화는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모든 원칙을 무효화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만들고 있다. '전통 금융에서 이러했으니까'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자칫 관성적으로 기존 방식을 답습하기 쉽다.

BNK가 이런 흐름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고객 중심의 데이터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체계를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최선이 아닐 수 있는 환경에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핵심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권의 강점인 안정성과 기술적 전문성이 균형을 이루면 더 정교한 위험 관리와 더 민첩한 전략적 판단이 동시에 가능해질 것이다. '기술이 맞으니 빠르게 가자'가 아니라 '기술로 검증하면서 안전하게 가자'라는 관점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박 교수는 BNK 금융지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핵심은 고객, 답은 디지털 기술

ㅡ BNK금융이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설정해야 할 전략 방향과 실행 과제는?

"고객이 없다면 의미도 없다. 결국 핵심은 현재 고객을 잘 유지하는 방법과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객이라는 핵심을 잃지 않으면서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AI에 기반한 전략적 의사결정은 BNK 내부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고객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AI를 통해 고객들이 효율적으로 부를 창출할 방법을 효율적으로 알고 결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려면 RWA(Real World Asset)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에 관한 전략적 이해와 선제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금융의 인터넷화' 중심에는 블록체인 기술과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는 RWA, 그 인프라의 근간이 되는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한다.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이미 이 생태계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BNK 역시 이 흐름을 단순히 관찰하는 위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금융권의 국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한국이라는 작은 땅을 넘어 국제 시장까지 고려해야 한다. 나로서는 BNK 금융이 목표를 국내 시중은행 수준이 아닌 국제 금융기관으로의 도약을 잡아줬으면 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디지털 거래를 위한 UI·UX △AI 안전성을 위한 기술 등은 아직 국내 시중은행들도 막 준비를 시작한 분야다. 그런 만큼 BNK 금융도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다만 이런 변화를 내부 역량 강화만으로 빠르게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는 만큼 △외부 핀테크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술 기업과의 협력 체계 구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한편으론 상하 위계 구조에서 외부 기업과 협력하는 한국 금융권의 기존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한국 금융권은 아직 진정한 의미의 수평적 파트너십, 즉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협력이 아직 낯선 업계다. 얼마나 빠르게 이러한 협력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느냐가 디지털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이사회 차원에서 이런 체질 개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ㅡ 스타트업 생태계 경험이 금융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와 결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크게 배운 부분은 빠른 실행과 실패로부터의 학습이다. 가설을 세우고 빠르게 검증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방향을 수정하는 이 사이클이 스타트업을 움직이는 힘인 셈이다.

물론 금융회사는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므로 이런 속도와 유연성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더 빠르게 학습하는 구조'는 분명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특유의 성장 방식을 아주 작은 부분에 적용해 가며 확장하는 것이다.

나는 BNK가 AI·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핀테크·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살려 보다 실질적이고 실행력 있는 의사결정을 끌어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혁신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금융의 언어'와 '기술의 언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협력 파트너 선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BNK와 같은 기업이 어떤 스타트업이 좋은 기업인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는 이런 부분에서도 안내하는 게 가능하다."

ㅡ AI 기반 예측 모델과 블록체인 기술이 리스크 관리와 금융사고 예방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AI,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리스크 관리의 패러다임을 '사후 점검'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게 할 것이다.

AI 기반 예측 모델은 방대한 거래 데이터 속에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경고를 발신할 수 있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패턴을 AI가 포착함으로써 금융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내부통제 측면에서도 규칙 기반의 감시 시스템이 잡아내지 못하는 복잡한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데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기록의 불변성과 추적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사고가 어디서부터 기인한 건지를 추적하고 추적 과정에서 모든 데이터를 불변한 데이터라고 이미 입증한 만큼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가 쉬운 것이다. 결과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어 내부통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이런 두 기술이 결합하면 탐지(AI)와 기록(블록체인)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강력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예시가 AI 에이전트다. AI가 고객을 대리해 고객의 지시 없이 스스로 금융 거래를 실행하고 자산을 운용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환경이 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잘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생태계와 시스템을 갖춰둬야 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에이전트의 신원을 검증하고 고객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인프라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에이전트가 어떤 권한으로 누구의 위임을 받아 어떤 거래를 실행했는지를 블록체인 위에 투명하게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다면 에이전트 시대의 내부통제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질 것이다. 동시에 고객으로서도 자신을 대리하는 에이전트의 행동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AI 에이전트 시대는 금융기관에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BNK가 이 변화를 선도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지원해 나가고 싶다."

☞T+2= 주식 매매가 체결된 뒤 결제가 매매일(T)로부터 2거래일(T+2)에 이뤄지는 구조를 말한다.

☞RWA(Real World Asset)= 부동산·채권·국채·금·대출 등 전통 금융 자산을 토큰화해 블록체인에서 거래·운용 가능한 형태로 만든 것.

☞토큰화= 문장·데이터를 컴퓨터가 처리하기 쉬운 최소 단위(토큰)로 나누는 것. 블록체인에서는 실물 자산(부동산·채권·예술품 등)의 소유권·수익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고 분산원장에 거래·소유 이력을 기록해 위변조를 어렵게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