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피한 보금자리론으로 ‘쏠림’···한도 줄어든 디딤돌은 위축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 속에 정책대출 시장마저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하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비껴간 4%대 보금자리론으로는 수요가 몰리는 반면, 대출 한도가 축소된 디딤돌 대출은 뒷걸음질 치며 정책 상품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7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연간 공급 목표액(20조원)의 36%에 달한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에게 대출일부터 만기까지 장기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며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신청할 수 있다.
지난 2월 한 달간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2조5675억원을 달성하며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6·27 대책 등 연이은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은행권의 주담대 한도가 줄어든 반면, 보금자리론은 서민용 정책대출이라는 점을 고려해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은 점이 인기 비결이 됐다.
또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금리이면서 최대 50년까지 금리가 변하지 않는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연 4.35∼4.65% 수준이다. 최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고정형(5년)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인 셈이다.
반면 다른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 실적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디딤돌 대출은 보금자리론보다 금리가 낮은 무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이지만, 올해 1분기 실행액이 약 4조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 1분기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생애 최초 디딤돌 대출 건수 역시 45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는데, 지난해 6·27 대책 발표 이후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정부가 수도권·규제지역의 생애 최초 구입자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을 80%에서 70%로 낮추며 이를 정책대출에도 적용했고, 결과적으로 디딤돌대출의 최대 한도가 5000~6000만원 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집값 급등으로 생애 최초 디딤돌 대출 적용 대상인 5억원 이하 주택이 감소해 대출 규모도 축소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딤돌대출은 우대금리 조건들을 충족하면 금리가 저렴하지만, 보금자리론에 비해 소득기준 등이 까다로운 편”이라며 “보금자리론이 금리 인상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쏠림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