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답 적힌 쪽지 보다 적발”…한국어능력시험 부정행위 급증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국가공인시험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부정행위가 급증하고, 시험 답안이 사전에 유출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응시자 급증과 성적 활용 확대 속에 경쟁이 과열되면서 개인을 넘어 조직적 부정행위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18일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지난해 TOPIK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554건으로, 시험 시행 이후 처음으로 500건을 넘어섰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31건, 2022년 240건, 2023년 421건, 2024년 414건 등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개인 부정행위를 넘어 조직적으로 답안을 공유하거나 거래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증가세의 배경에는 응시자 수 급증이 있다. TOPIK 응시자는 2021년 약 33만명에서 2024년 49만명, 지난해에는 약 55만명 수준까지 늘며 4년 만에 20만명 이상 증가했다.
TOPIK 성적은 국내 대학 입학과 졸업, 취업, 비자 취득 등 체류 자격 전반에 활용되면서 사실상 ‘필수 자격’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특히 TOPIK I(1~2급)은 비자, TOPIK II(3~6급)은 유학 과정에서 핵심 기준으로 활용돼 성적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내에서 실시된 제105회 TOPIK 시험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답안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를 보다 현장에서 적발됐다. 해당 유학생은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핵심 키워드가 정리된 자료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부정행위는 국가별 시차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TOPIK은 일부 국가에서 한국보다 먼저 시험이 치러지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 유형이나 답안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험도 미국과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시행된 뒤 국내에서 실시됐다. 교육당국은 “시차와 시험지 유사성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육당국은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오는 7월 시험부터 대륙별로 서로 다른 문제지를 출제해 시험지 간 유사성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또 올해부터 국내 시험장에는 전파탐지기를 도입했으며 향후 해외 시험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토픽의 공정성 관리와 부정행위 방지를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수사를 통해 추가 가담자를 적발하고 관련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TOPIK 수요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과 베트남 등에서도 TOPIK 성적을 대학 입학 평가에 반영하는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대학 입학 시험에서 한국어가 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포함되면서 응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시험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부정행위 유인도 함께 증가한다”며 “출제 체계와 시험 운영 방식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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