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에 22만 원”…월드컵 교통비 폭등, FIFA·지방정부 책임 공방 확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개최 도시 교통비 급등 논란이 확산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과 미국 지방정부 간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경기장 접근을 위한 철도 요금이 단시간 이동 기준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에 책정되면서, 대회 흥행과 팬 경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8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철도 요금이 최대 150달러(약 22만 원)에 달해 “월드컵 관람 수요 자체를 위축시키는 ‘냉각 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 위치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이 있다. 해당 경기장은 이번 월드컵 기간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이라는 명칭으로 사용되며, 결승전을 포함해 총 8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뉴욕에서 경기장까지 약 30분 거리의 NJ Transit 열차 요금이 일괄 150달러로 책정되면서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 등 교통 약자에 대한 할인도 적용되지 않는다.
뉴저지 주지사 미키 쉐릴은 “교통비 급등의 책임은 FIFA에 있다”며 대회 조직위원회가 대중교통 비용 일부를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협약상 FIFA는 교통비 지원을 전혀 하지 않으며, 주 교통당국은 약 4,800만 달러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 하이모 시르기는 “특정 주체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요구는 전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높은 요금은 오히려 팬들을 다른 이동 수단으로 유도해 교통 혼잡과 경기 지연, 지역 경제 효과 감소 등 연쇄적인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통비 상승은 다른 개최 도시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보스턴 외곽 질레트 스타디움의 경우 열차 요금은 80달러, 셔틀버스는 95달러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대회 접근성을 저해하고,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FIFA는 수익 구조에 대한 비판에도 선을 그었다. 시르기 COO는 “월드컵을 통해 약 11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지만 이는 이익이 아닌 매출이며, FIFA는 비영리 조직으로서 해당 재원을 전 세계 축구 발전, 특히 유소년 및 여자 축구에 재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최 도시와의 협약은 2018년에 이미 체결됐으며, 교통 계획 역시 공동으로 수립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교통비 논란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대회의 공공성·접근성·지역경제 효과 등 핵심 가치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팬 경험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FIFA의 대회 운영 기조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지, 교통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월드컵 전체 흥행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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