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목숨의 한계선...29도부터 무너지고, 44도에 죽는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펭귄들의 생태와 삶을 매주 전합니다. 귀엽고 익숙한 이미지 뒤에 숨어 있는 진짜 펭귄 이야기, 뉴스펭귄만 들려드릴 수 있는 소식을 차곡차곡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펭귄은 겨울, 추운 남극이 왠지 익숙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살아가는 환경은 일정하지 않다. 바다에서는 10~20도의 차가운 해역을 오가지만, 번식과 털갈이 시기에는 육지에서 생활한다. 이때 일부 펭귄 종이 마주하는 온도는 30도를 넘기도 한다.

더워지면 숨 헐떡이고, 열 스트레스 취약
2024년 국제학술지 Bird Conservation International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펭귄은 주변 기온이 약 29도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체내에 열을 저장하기 시작한다.
구조센터 펭귄 5마리를 대상으로, 실내 온도를 20도에서 35도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며 체온 변화를 측정한 결과다. 펭귄 체온 정상 범위는 약 37.3도인데, 기온 29도를 기점으로 체온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체온은 약 0.2도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어 기온이 31도에 가까워지자 헐떡이는 증상이 시작됐고, 펭귄들은 서 있는 자세로 바꾸거나 날개를 펼치는 등 열을 방출하기 위한 행동을 보였다. 펭귄은 호흡 또는 자세 등으로 체온을 낮춘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냉수 환경에 적응한 해양조류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차가운 바다에 맞춰진 몸이지만 더위에는 약점이 많다. 펭귄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두꺼운 지방층과 깃털, 혈관 등이 단열 역할을 하는데, 바닷속에서 유리하지만 육지에서는 반대다. 체내 열을 외부로 방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펭귄과 괕은 종은 차가운 바다에서 먹이를 찾으면서도 육지에서는 30도 이상의 환경에서 번식해야 한다. 열을 유지해야 하는 때와 열을 배출해야 하는 간극 사이에 놓인다. 과거에는 굴을 파고 번식하는 등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도 했지만, 인간의 자원 채취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더위에 직접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폭염에 속수무책 죽어간 펭귄들
이러한 한계가 극단적인 피해 사례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9년 1월 19일 아르헨티나 푼타 톰보 번식지에서 기록된 44도 폭염으로 마젤란펭귄 354마리가 하루 만에 폐사했다. 마젤란펭귄은 아프리카펭귄과 같이 줄무늬펭귄속 종이다.

2022년 미국조류학회 학술지 Ornithological Appl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질병이나 독성 요인 등 다른 원인을 모두 배제하고, "고온 자체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폐사한 개체는 성체 264마리, 새끼 90마리로 성체가 더 많았다. 같은 폭염에서도 성체와 새끼는 다른 방식으로 취약하다. 연구에 따르면, 성체는 대부분 위장이 비어 있었고, 체상태가 좋지 않았다. 펭귄은 번식지에서 물을 직접 마실 수 없어 바다로 이동해야 하고, 일부 개체는 최대 1km를 걸어야 한다.
폐사한 성체의 27%가 바다로 이동하는 도중 발견됐다. 이는 탈수 상태에서 더위를 견디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새끼는 대부분 위장에 먹이가 남아 있었고, 평균 405g의 먹이를 가진 상태였다.
연구에서는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체온을 높였을 가능성과 체온 조절과 소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혈류 조절이 어려웠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번식지와 바다까지 거리도 영향을 미쳤다. 내륙 구역에서는 성체 약 5.3%가 폐사한 반면, 해안 가까운 구역에서는 0.7%에 그쳤다. 실제 내륙 둥지는 해안보다 평균 1.6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염 당일 더위를 피해 바다로 이동하는 개체가 급증했지만, 이동 자체가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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