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아닌 세포배양 공장서 잡아 올린 물고기 온다

강민철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2026. 4. 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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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철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인구 증가와 건강한 단백질 식품에 대한 수요 확대로 수산물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20㎏을 넘어섰는데, 이는 수산물이 인류 식단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수산물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 자연 해양 자원은 점차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 세계 해양 어족 자원의 상당 부분이 이미 과도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자연 어획량 역시 오랜 기간 큰 증가 없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어획 중심 수산물 생산 방식만으로는 미래 식량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어종에서는 자원 감소로 인해 어획량이 제한되거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식품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 수산업 구조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세포 배양 기반 해산물 생산 기술’이다. 이 기술은 어류나 해산물의 세포를 채취한 뒤 실험실 환경에서 증식·배양해 실제 조직과 유사한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직접 포획하거나 대규모 양식을 하지 않고도 해산물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식품 생산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해양 생물 세포를 활용한 세포 기반 수산양식 기술은 해양 생태계 보호와 안정적인 단백질 공급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식품 생산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실험실에서 배양된 연어와 참치 등의 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상업화를 위한 규제 검토 단계에 들어섰다.

대표적으로 블루날루(BlueNalu)와 같은 해외 기업은 세포 배양을 활용한 해산물 제품 개발을 추진하며 관련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업은 참다랑어 배 부위의 고급 스시 재료인 ‘토로(toro)’를 세포 배양 방식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초기 시장은 캘리포니아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향후 싱가포르와 영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특히 참다랑어 토로는 공급이 제한되고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세포 배양 기술이 기존 어획 중심 수산물 공급 구조를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세포 배양 해산물 기술이 산업화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세포 배양육 연구는 소·돼지·닭과 같은 육상 가축을 중심으로 진행돼왔으며, 어류를 포함한 해양생물 세포 배양 연구는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또한 세포 배양 기술이 실제 식품 산업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세포 증식 기술을 넘어 식품 소재로서의 품질 특성 확보가 중요하다. 세포 유래 단백질의 구조적·기능적·물리화학적 특성은 가공 과정에서의 안정성뿐 아니라 최종 제품의 식감과 풍미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식품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공·소재 기술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와 해양 자원 고갈이라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수산 단백질 생산 기술의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세포 배양 기반 해산물 기술이 발전한다면 이는 미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산식품 산업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나아가 바다에 의존해온 전통적인 수산업이 기술 기반의 새로운 식품 생산 산업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민철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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