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따위가 감히” 욕해서 미안…돈 벌면 벤츠, 별 달면 제네시스 [세상만車]
G80, 아픔줬던 벤츠·BMW에 복수
브랜드 명예·명운 걸고 ‘사생결단’
MBTI 분석결과, 성공비결 ‘ESFP’
![제네시스 G80 신구 모델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02847hbja.jpg)
한국 자동차 브랜드이기에 잘 되기를 바랐지만 솔직히 의심은 들었죠.
현대차와 기아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을 앞세워 대중적인 자동차 분야에서는 글로벌 입지를 구축했지만 프리미엄·럭셔리 분야는 다른 문제였습니다.
회의감은 5년 만에 기대감으로 바뀌었습니다. “한국차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다시 5년 뒤에는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한국차도 해냈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제네시스 얘기입니다. 지난 2015년 11월 “싼 맛에 팔았던 한국차 따위가 감히”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으며 출발했습니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판이 더 심했습니다. 남들보다 가족에게 욕먹으면 더 아픈 법인데, “제네시스가 럭셔리라면 파리는 독수리다”는 말도 한국에서 나왔습니다.
10년이 지난 현재, 제네시스는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양대 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압도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벤츠·BMW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수입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차종을 대표하는 BMW 5시리즈(왼쪽)와 벤츠 E클래스 [사진출처=BMW, 벤츠/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04159ymgz.jpg)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 판매대수는 브랜드 출범 첫해인 2015년에 384대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13만2450대로 급증했습니다. 처음으로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대를 넘어서면서 존재감을 나타냈죠.
2021년 20만대, 2022년 21만대 넘게 판매된 데 이어 2023년에는 22만대 팔렸습니다. 2023년 8월에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15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국내 판매대수도 ‘1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3월 마감 기준으로 100만2998대를 기록했죠.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제네시스 G80입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발을 알린 차종으로 ‘짝퉁 렉서스’라는 비웃음을 씻어냈습니다.
더 나아가 국내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해 현대차그룹에 아픔을 줬던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복수한 차종이기도 합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은 지난해 국내에서 4만1485대 판매됐습니다.
경쟁차종인 벤츠 E클래스는 2만8722대, BMW 5시리즈는 2만3876대 각각 팔렸죠.
제네시스 G80은 2016년 이전에는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했습니다.
2008년 1세대 제네시스(BH)로 첫선을 보였고 2013년에는 2세대 제네시스(DH)로 진화했지만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도 벤츠·BMW에 완전히 밀렸습니다.
![벤츠 E클래스에 밀렸던 제네시스 DH [사진출처=현대차]](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05465npyw.jpg)
매년 판매대수가 증가하더니 2020년에는 마침내 ‘수입차 판매 1위’ 벤츠 E클래스를 잡으면서 국내 프리미엄 차종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판매대수는 5만4946대로 전년의 2만2625대보다 142.9% 폭증했습니다. 2019년까지 제네시스 G80에 아픔을 줬던 벤츠 E클래스는 3만3642대로 판매대수가 줄었습니다.
제네시스 G80은 이후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차종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로 정착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요.
MBTI(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분석해봤더니 ‘ESFJ’와 ‘ESFP’로 나왔습니다.
![제네시스 G80 신구 모델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06757lmhb.jpg)
이 세그먼트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입니다.
E세그먼트 차종은 더 럭셔리하지만 부유하지 않으면 구입하기 어려운 F세그먼트(럭셔리카급) 대형 차종보다 많이 팔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추 역할을 담당합니다.
A세그먼트(경차급), B세그먼트(소형차급), C세그먼트(준중형차급), D세그먼트(중형차급)를 끌어주고 F세그먼트도 밀어줍니다.
‘자동차 중원’ E세그먼트를 장악해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자동차 시장을 ‘호령’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사활을 걸고 E세그먼트를 공략하고, 차종이 주는 심리적·사회적 이미지에도 공들이는 게 당연하겠죠.
국내에서도 E세그먼트 시장은 ‘프리미어 리그’에 해당합니다. 수입차 리그에서는 벤츠와 BMW가 각각 E클래스와 5시리즈를 각각 앞세워 ‘사생결단’ 경쟁합니다. 브랜드 명예는 물론 명운까지 달렸다고 여기기 때문이죠.
제네시스 G80은 국내 E세그먼트 시장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판매대수가 이를 증명합니다.
제네시스 G80은 수입차 브랜드 ‘테스트 마켓’으로 여겨지는 한국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확보한 높은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E세그먼트 시장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누적 판매대수는 제네시스 G80(전동화 모델인 전기차 포함)이 42만2589대(42.1%)로 집계됐습니다.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인 GV80는 18만9485대(18.9%), GV70(전동화 모델 포함)는 18만2131대(18.2%), G90는 13만998대(13.1%)로 그 뒤를 이었죠.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차종 3대 중 1대도 제네시스 G80 몫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50만1517대 판매됐죠. 브랜드 최초로 ‘5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도 수립했습니다.
제네시스 GV70은 33만7457대, 제네시스 GV80은 32만2214대로 그 다음이었습니다.
![제네시스 G80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08069bdqd.jpg)
E세그먼트는 ‘성공한 직장인’이 오너 드리븐카(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차)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처럼 여겨지죠.
제네시스 G80도 ‘성공’(Success)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제네시스 G80은 그랜저가 쌓아둔 성공 이미지를 계승했습니다.
그랜저도 성공 이미지를 지키고 있지만 제네시스 G80이 ‘더 큰 성공’ 이미지를 확보했죠.
개인적 의견입니다만 성공에도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벤츠는 ‘경제적 성공’, 제네시스는 ‘사회적 성공’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봅니다.
직장에서 높은 ‘별’(Star)을 달면 타는 임원차로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대기업의 경우 별을 1개 단 임원은 그랜저나 기아 K8을 탑니다. 별 2~3개로 승진하면 제네시스 G80을 타는 게 일반적이죠. ‘돈 벌면 벤츠, 별 달면 제네시스’라는 뜻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성공한 뒤 제네시스 차종을 구입하거나 회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뒤 벤츠 차종을 제공받는 사례도 많습니다.
성공한다고 이들 차종만 타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BMW 5시리즈와 7시리즈, 아우디 A7과 A8, 렉서스 ES, 볼보 S90, 포르쉐 파나메라 등 다른 차종도 많이 선택합니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살 수 없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성공’ 이미지는 제네시스 G80과 벤츠 E클래스의 가치를 높여줬습니다. 경쟁 브랜드·차종들이 가격, 성능, 품질을 높여도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이미지 경쟁력도 제공했습니다.
제네시스 G80은 현재도 “돈 많이 벌었네”보다는 “너 성공했구나”라는 말을 듣게 해주는 대표 차종으로 여겨집니다.
법인차 비중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사업자 구매비중의 경우 제네시스 G80은 44.6%에 달했습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51.4%로 개인 구매 비중보다 높았습니다.
수입차 중 법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벤츠 E클래스는 각각 39.8%, 36.8%를 기록했습니다.
제네시스 G80이 G20 발리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에서 ‘의전차량’으로 자주 등장한 것도 성공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제네시스 G80 2열 [사진출처=현대차]](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09346qsxp.jpg)
국내에서 가장 큰 인구집단이자 큰손은 40~60대입니다. 아빠차 시장을 주도하는 연령대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1950년대생은 603만명(11.7%), 1960년대생은 851만명(16.5%), 1970년대생은 828만명(16.1%), 1980년대생은 705만명(13.7%), 1990년대생은 679만명(13.2%)으로 집계됐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인 1960년대생이 가장 많고, X세대인 1970년대생, M세대 일부가 포함된 1980년대생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소득은 50대가 가장 많고 60대와 40대 순으로 나왔습니다.
우리금융그룹이 발표한 ‘2024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월 평균 소득은 X세대가 624만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9년생)와 M세대(1980~1994년생)는 각각 506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Z세대(1995~2004년생)는 293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인구가 많고 벌이도 많은 40~60대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가장 큰 세대입니다. 이들 세대가 제네시스 G80을 선호합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를 통해 법인을 제외한 개인 구매자를 대상으로 성별·연령대별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제네시스 G80 구매자 중 남성은 76.5%, 여성은 23.5%로 집계됐습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60대가 제네시스 G80를 선호했습니다. 50대가 37.4%로 가장 많았죠.
60대는 26.1%, 40대는 21%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20대는 1.5%, 30대는 7.5%, 70대는 6.6%로 집계됐습니다.
![성공과 권위를 상징하는 블랙 컬러를 적용한 제네시스 G80 블랙 에디션 [사진출처=현대차]](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9/mk/20260419072110714vmdh.jpg)
기쁨과 질투는 제네시스 G80이 국내에서 성공하면 타는 차, 성공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차로 각인시켰습니다.
사실 차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목록 2호입니다. 명품 핸드백처럼 비싼 제품을 구입할 때는 개인의 선호도보다는 자신을 빛내주고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치에 더 끌립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프리미엄 브랜드나 제품의 영향력은 커지고 판매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죠.
특정 고급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 때문입니다.
제네시스 G80을 구입하면 자신의 가치나 품격도 높아지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높이 평가해줄 것으로 여기는 파노플리(Panoplie) 효과도 발생합니다.
파노플리 효과에 힘입어 제네시스 G80은 프리미엄(Premium)을 넘어 프레스티지(Prestige)에 버금가는 명품 세단으로 신분이 상승했습니다.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3세대 제네시스 G80은 2020년 출시 당시 미국에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독일 3사 프리미엄 세단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럭셔리 세단으로 인정받았다.
잘롭닉은 “말도 안 되게 멋진 신형 제네시스 G80”, 모터트렌드는 “최고의 신형 럭셔리 세단을 만나다”는 파격적인 제목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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