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쩔쩔매는 엄마에게 아이가 건넨 말… "나만 믿어!"

김나연 2026. 4. 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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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태이가 잡채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어쩌지" 주방에서 쩔쩔매는 요리 초보 엄마에게 아이가 말을 건다.

엄마의 걱정거리도 자신감 넘치는 아이에게는 별일 아니다.

허둥지둥하는 엄마를 다독이고, 자신만만한 아이의 말을 귀담아듣는 두 사람에게 서로를 향한 짙은 애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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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그림책 '엄마는 그것도 몰라?'
아이는 잡채 레시피를 찾아와 자신 있게 요리 초보 엄마를 이끈다. 함께하는 요리는 순탄하지 않아도 즐겁다. 바람의아이들 제공

큰일이다. 요리 담당 아빠가 급한 일로 퇴근이 밀렸다. 아빠의 근심 어린 메시지가 맴돈다. “태이가 잡채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어쩌지…” 주방에서 쩔쩔매는 요리 초보 엄마에게 아이가 말을 건다. “엄마, 잡채 만들 줄 모르지? 도와줄까?”

함께하는 요리는 금세 즐거운 놀이가 된다. 아이는 자기 몸보다 큰 당근에 올라타 주름 사이를 뽀득뽀득 닦거나, 당면 면발을 줄다리기하듯 쥐고 제일 탱글탱글한 순간을 찾는다. 엄마의 걱정거리도 자신감 넘치는 아이에게는 별일 아니다. 칼질을 못하면 몽땅 잘라 넣으면 되고, 간 맞추기가 어려우면 좋아하는 맛을 다 넣으면 된다. 채소를 자유분방하게 썰고, 양념에 콜라를 콸콸 부어 넣은 잡채는 오묘한 맛이지만 둘은 활짝 웃는다. “엄마랑 나는 환상의 팀이었어.”

잡채 당면은 딱딱해서도, 너무 불어서도 안 된다. 아이는 당면이 가장 탱글탱글한 순간을 주의깊게 찾는다. 바람의아이들 제공

책 제목 ‘엄마는 그것도 몰라?’는 불평이 아닌, 아이의 귀여운 아는 체에 가깝다. 잡채 만들기가 처음인 것은 똑같지만 아이는 당돌하다. 어떤 고민에도 척척 답을 제시한다. 그 답이 알고 보니 틀렸어도 좋다. 잡채의 맛보다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 허둥지둥하는 엄마를 다독이고, 자신만만한 아이의 말을 귀담아듣는 두 사람에게 서로를 향한 짙은 애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아이가 앞장서서 요리의 세계를 탐험하고, 이윽고 잡채를 완성해낸 모습에서는 성장의 기쁨까지 맛볼 수 있다. 아이가 걱정하는 엄마를 안심시키며 역할이 반전될 때, 완전무결해야 할 것만 같던 엄마의 어깨도 한층 가벼워진다. 음식 담당 아빠, 요리를 못하는 엄마로 성별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비튼 점도 신선하다.

엄마는 그것도 몰라?·이만경 글, 그림·바람의아이들 발행·40쪽·1만9,800원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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