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쩔쩔매는 엄마에게 아이가 건넨 말… "나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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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태이가 잡채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어쩌지" 주방에서 쩔쩔매는 요리 초보 엄마에게 아이가 말을 건다.
엄마의 걱정거리도 자신감 넘치는 아이에게는 별일 아니다.
허둥지둥하는 엄마를 다독이고, 자신만만한 아이의 말을 귀담아듣는 두 사람에게 서로를 향한 짙은 애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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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엄마는 그것도 몰라?'

큰일이다. 요리 담당 아빠가 급한 일로 퇴근이 밀렸다. 아빠의 근심 어린 메시지가 맴돈다. “태이가 잡채 너무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 꼭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어쩌지…” 주방에서 쩔쩔매는 요리 초보 엄마에게 아이가 말을 건다. “엄마, 잡채 만들 줄 모르지? 도와줄까?”
함께하는 요리는 금세 즐거운 놀이가 된다. 아이는 자기 몸보다 큰 당근에 올라타 주름 사이를 뽀득뽀득 닦거나, 당면 면발을 줄다리기하듯 쥐고 제일 탱글탱글한 순간을 찾는다. 엄마의 걱정거리도 자신감 넘치는 아이에게는 별일 아니다. 칼질을 못하면 몽땅 잘라 넣으면 되고, 간 맞추기가 어려우면 좋아하는 맛을 다 넣으면 된다. 채소를 자유분방하게 썰고, 양념에 콜라를 콸콸 부어 넣은 잡채는 오묘한 맛이지만 둘은 활짝 웃는다. “엄마랑 나는 환상의 팀이었어.”

책 제목 ‘엄마는 그것도 몰라?’는 불평이 아닌, 아이의 귀여운 아는 체에 가깝다. 잡채 만들기가 처음인 것은 똑같지만 아이는 당돌하다. 어떤 고민에도 척척 답을 제시한다. 그 답이 알고 보니 틀렸어도 좋다. 잡채의 맛보다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 허둥지둥하는 엄마를 다독이고, 자신만만한 아이의 말을 귀담아듣는 두 사람에게 서로를 향한 짙은 애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아이가 앞장서서 요리의 세계를 탐험하고, 이윽고 잡채를 완성해낸 모습에서는 성장의 기쁨까지 맛볼 수 있다. 아이가 걱정하는 엄마를 안심시키며 역할이 반전될 때, 완전무결해야 할 것만 같던 엄마의 어깨도 한층 가벼워진다. 음식 담당 아빠, 요리를 못하는 엄마로 성별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비튼 점도 신선하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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