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도, 점검도 모두 ‘불량’...대형 화재 부르는 ‘고속버스 소화기’

이지민 기자 2026. 4. 19.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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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용인 기흥IC 부근을 지나던 버스가 내부에서 발생한 불로 전소된 가운데, 당시 한 승객이 차량 내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소화기 불량 탓에 실패했던 것으로 확인되며 부실한 버스 소화기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와 각 시군이 매년 소화기 비치 여부와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링(전체에서 일부만 추려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화재 대처가 안되는 버스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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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기흥IC 인근 버스 내부서 불...소화기 불량 탓에 초기 진화 실패
도-시·군, 매년 비치 여부 등 점검하지만 샘플링 방식…관리 실태 도마
“소화기 작동성 중심 관리 체계 필요”
道 “지자체와 협조… 점검 강화할 것”
지난 12일 기흥인터체인지 부근에서 주행 중인 고속버스에 불이 발생했다. 차량 내 비치된 소화기기 압력이 낮아 1차 진화에 실패하면서 화재가 커졌다. 독자 제공


지난 12일 용인 기흥IC 부근을 지나던 버스가 내부에서 발생한 불로 전소된 가운데, 당시 한 승객이 차량 내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소화기 불량 탓에 실패했던 것으로 확인되며 부실한 버스 소화기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와 각 시군이 매년 소화기 비치 여부와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링(전체에서 일부만 추려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화재 대처가 안되는 버스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2일 화재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A씨는 운전석 쪽으로 불길이 치솟자 차량에 비치된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소화물질은 제대로 분출되지 않았고, 버스는 전소됐다.

A씨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진로를 소방 분야로 두고 있어 소화기 사용법을 잘 알아 진화에 나섰지만, 압력이 낮아 제대로 쓰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운전 기사 역시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버스 내 소화기 비치 자체는 법적 의무지만, 성능 유지에 관한 규정은 없어 비슷한 사고 위험을 안고 달리는 버스가 지역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16인 이상 버스에 소화기, 비상 탈출용 망치를 비치하고 승객에게 위치와 사용법을 안내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도내 이 규칙을 적용받는 버스는 2만1천596대며, 도와 각 시군은 매년 합동점검을 통해 소화기 비치 여부와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점검 과정에서 ‘소화기 미비치 또는 불량’으로 적발된 사례는 2023년 32건, 2024년 31건, 지난해 30건 등 매년 30건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이마저도 전수조사 결과가 아닌, 차고지에 대기 중인 차량을 중심으로 한 샘플링에 따른 결과치다. 드러나지 않은 불량 소화기 비치, 미비치 버스가 도로 곳곳을 누비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의무 비치에 그친 버스 내 소화기 규제에 성능 유지를 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소화 장비는 비치 여부보다 유사시 잘 작동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지자체가 정기 점검을 했음에도 용인에서의 버스 화재 당시 소화기 불량이 일었다는 것은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화기의 작동성을 중심으로 한 관리 체계 도입이 필요하며, 지자체 검사도 전수조사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모든 버스를 일정 기간 내 점검하는 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자체와 협조해 점검 대상 확대, 성능 점검 강화 등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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