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혹은 ‘충신’…지선 앞 민주당의 ‘김용 딜레마’
金 “내란·정치검찰 심판 선거서 출마는 역풍 아닌 순풍”
野 “유세장 아닌 감옥에 있어야” 반발…與 일각서도 “불출마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검찰 조작 기소의 피해자일까, 법원 판단이 끝난 범죄자일까.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그의 '출마 명분'을 둘러싸고 정치권 논란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김 전 부원장은 자신의 출마가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에도 '득'이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지만,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그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李의 남자' 김용, 재판 앞두고 보선 출마 의지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힌다. 성남시의원, 경기도 대변인 등을 거치며 이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 온 '20년 지기'다. 이 대통령은 2019년 12월 경기지사 시절 김 전 부원장을 "벗이자 분신 같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정부에서 요직에 앉지 못했다. 이른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21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불법 선거자금 6억원을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5년, 벌금 7000만원, 추징금 6억7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보석으로 석방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이지만, 김 전 부원장은 정치적 심판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정치검찰 조작 기소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경기도에서 활동해 (출마지는) 경기도 (내 지역 가운데) 제가 활동하고 싶은 지역으로 선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부원장이 경기 하남갑, 평택을, 안산갑 등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도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내란과 정치검찰 심판 선거에서 김용 출마는 역풍이 아니라 순풍"이라며 출마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자신의 출마가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지지층을 결집시켜 민주당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김 전 부원장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당내 '강경 검찰개혁파'는 김 전 부원장이 검찰의 '조작 기소'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을 제거하기 위해 김용과 정진상을 사냥하듯 수사했고 이 때문에 김용과 정진상은 난도질을 당했다"며 "김용은 550일을 독방에 갇혀 있었다"고 했다.
서 의원은 "국민이 정치검찰과 조희대 대법원으로부터 이재명을 지켜냈고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며 "이제는 조작 수사의 피해자들에게 일상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 일각 "김용 불출마해야"…野도 규탄
그러나 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할 지는 미지수다. 김 전 부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공개적인 출마 반대 목소리를 내기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이지만, 당 일각에선 그의 출마가 당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곤혹스러운 기류가 읽힌다.
친명(親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부원장 출마론과 관련해 "민주당이 대법원 판결을 앞둔 후보자를 과거에 공천했던 예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여러 아픔이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 뜻과 눈높이에 맞춰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도 김 전 부원장 출마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범죄 혐의가 재판을 통해 이미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김 전 부원장이 반성 대신 정치적 재기만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18일 박성훈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2심 판결까지 끝난 범죄 피의자가 국정조사를 본인의 죄를 씻어주는 '세탁기'로 악용하며 법치를 부정하는 현실"이라며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라면 지금 김 전 부원장이 있어야 할 곳은 유세장이 아니라 차디찬 감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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