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미디어센터, ‘장애인의 날 기념’ 4월 특별 기획전 상영
일상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우러지는 메시지
‘나는 보리’ GV부터 베리어프리 버젼 ‘코다’ 상영까지

지난 15일 오후 2시쯤 수원시미디어센터 내 어두운 상영관 안. '조제'가 두렵지만 궁금했던 세상 밖으로 나왔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주인공인 그의 삶은 할머니나 남자친구 '츠네오' 없인 세상 밖에 나오기 어려운 '장애인'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점차 보통의 청춘들처럼 사랑과 이별을 겪어내며 스스로 문밖을 나서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그를 그저 '조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상영이 끝나고 조명이 켜진 현장에 조용한 여운이 감돈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관객들은 서로의 눈을 맞추며 영화가 던진 소통의 메시지를 곱씹는 듯했다. 장애를 단순히 보호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웃의 이야기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여운은 사뭇 진지하고도 따뜻했다.
이처럼 수원시미디어센터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영화를 통해 소통하고 편견의 벽을 허무는 특별한 기획전들을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장애인에 대한 보호나 시혜적 시선을 넘어, 일상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며 전해지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스트레이트 스토리',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반짝이는 박수소리',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특히 최신 개봉작보다는 검증된 수작들을 다시 한번 스크린으로 불러내 장애인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관객과의 대화(GV)가 준비된 영화 '나는보리' 상영이다. 오는 24일 오후 7시에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영화 속 장애인 역할로 열연한 배우 곽진석, 허지나가 참석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여기에 오는 29일에는 올해부터 배리어프리 영화 위원회와 협약해 정기 상영으로 전환된 '가치봄 시네마'도 진행한다. '가치봄 시네마'는 '함께 보는 것이 가치 있다'는 의미로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영화에 화면 해설과 한글 자막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센터는 지난 3월 시범 운영을 마친 뒤, 이달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달 상영작은 영화 '코다'다.

특별기획전을 기획한 방서현 수원시미디어센터 공동체미디어팀 주임은 "장애인을 극복의 대상 또는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특별전을 기획했다"며, "관람객들 역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삶을 그대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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