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선점한 ‘부산 북갑’…여야 모두 ‘후보 딜레마’
與 러브콜에도 하정우 ‘묵묵부답’…“대통령에게 부담” 비판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 북구갑'을 두고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며 판이 커진 가운데, 야권 내부에선 보수 분열을 우려한 '무공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성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또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차출 결정이 지연되면서 전략 수립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한동훈 도와, 막아…국힘 '무공천' 갈림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를 위한 의원직 사퇴가 확실시되면서, 부산 북구갑은 사실상 재·보궐선거 지역으로 확정된 분위기다.
이에 맞춰 부산 북갑 출마를 시사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미 해당 지역구에 전입신고를 마친 상태다. 전 의원의 사퇴 시점에 맞춰 공식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당적이 없는 무소속 신분이지만, 10만에 가까운 '팬덤'과 인지도를 고려하면 파괴력 있는 '다크호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한 전 대표를 제명한 국민의힘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자칫 한 전 대표와 당 공천 후보가 동시에 부산 부갑에 출마할 경우, 보수 표심이 갈리면서 민주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차라리 공천을 포기해 보수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무공천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2024년 지역구가 분구되기 전까지 부산 북·강서을 지역의 현역 의원이었던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4선·부산 강서)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전 대표 출마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3자 구도가 확실시된다"면서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고, 한 전 대표가 선거에 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쉽게 이기는 구도를 만들어줘서는 안 된다"며 "3자 구도에서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양자 대결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공당으로서 공천은 당연한 의무"라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와 정치적 앙숙 관계인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한 전 대표 당선을 위해 '희생'할 가능성도 극히 적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대항마다. 한 전 대표와 단일화를 하지 않고, 완주 하면 당선될 가능성이 큰 후보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현재 북갑 보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보수 유튜버인 이영풍 전 KBS 기자가 있는데, 한 전 대표의 중량감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 '하정우 카드' 지연에 내부 불만 고조
지역구 수성에 사활을 건 민주당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여권은 일찍이 부산 토박이이자 'AI 전문가'인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차출설을 띄웠지만, 정작 하 수석 본인의 결단이 미뤄지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 수석은 현직 수석으로서 국정 현안 집중을 이유로 확답을 피하며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하 수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참모 하정우'와 '정치인 하정우' 사이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이 문제(출마)는 참모로서의 일이 아니고 제 개인으로서의 일이 되면서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참모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지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참모로서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그 부분이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하 수석의 등판이 지연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하 수석이 출마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부담만 더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정무수석이었던 우상호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는 1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하 수석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 "자꾸 대통령의 결정인 것처럼 얘기하면 대통령한테 부담을 주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당에서는 하 수석이 탐나고 적임자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현재 부산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 굳이 대통령의 참모까지 증발해 (출마시켜야 할 정도로) 위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하 수석의 차출이 무산될 경우 아예 현직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사퇴 시점을 늦춰 보궐선거를 내년 4월에 치르게 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보궐선거를 함께 치르려면 현직 의원이 이달 3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다만 전 의원은 보궐선거가 가능하도록 이달 30일 안에는 반드시 사퇴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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