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현수막에 흰색 점퍼 착용 ...국힘 예비후보들 '레드컴플렉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빨간색 대신 다른 색 사용 시사
6·3 지방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레드컴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당 고유의 색깔인 빨간색 대신 민주당 색깔인 파란색의 현수막을 내걸거나, 빨간색 점퍼 대신 흰색이나 다른 색깔의 점퍼를 입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정당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4월 3주차)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 응답률 13.8%,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이 각각 48%, 19%를 기록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29%포인트로 국민의힘은 이달 초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인 18%까지 하락하는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부산 경기 충북 등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 파란색 계열로 디자인 된 국민의힘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파란색 배경 위에 흰색이나 노란색 문구를 배치하고, 당명이나 로고는 상대적으로 작게 넣는 구성이 대부분으로, 현수막에 담긴 문구는 대체로 경제·부동산 분야의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확인 결과 국민의힘은 최근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을 활용한 시안을 각 시·도당과 당협위원회에 배포해 활용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파란색' 현수막 사용을 유도한 건 민주당 정권의 실책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라며 "과거에도 기존에도 민주당이나 현 정부 비판에는 파란색을 사용해 왔다"는 입장이다.

일부 여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자기 당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파란색을 쓴다"는 조롱 섞인 메시지까지 나오고 있지만 파란색 현수막을 사용하는 국민의힘 후보들은 당이 지리멸렬한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란색 현수막을 내건 국민의힘 후보들은 현재 장동혁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와 여론의 반감, 낮은 지지율 상황에서 당의 상징인 빨간색을 내세워서는 선거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이들은 지도부의 지원 유세도 노골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중앙당과 지역별 선대위의 역할이 분담돼야 한다며 사실상 당 지도부를 지방선거에서 '분리'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박 시장은 지난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중앙당에서 선거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지원을 할 계제는 아니고, 사실은 굉장히 공천 과정에서 득점을 하기보다 실점을 워낙 많이 해서 전체 정당 지지율을 까먹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중앙이슈로 다 몰려가서 (선거를) 하게 되면, 부산 말로 지역에서 '쎄(혀)빠지게' 일해도 중앙에서 실점하면 잘못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여론 평가가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 도움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또 최근 당 색인 붉은색 계열 대신 흰색 점퍼를 입고 유권자를 만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흰색 유니폼은 무소속 후보들이 주로 사용해왔다.
제주 도의원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후보들을 비롯해 경기 등에 출마한 일부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은 현재 기호 2번과 후보자 이름을 크게 표시하고 빨간색인 당 로고와 당명은 작게 새긴 흰색 점퍼를 입고 활동 중이다.
이런 현상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본선에 오른 추경호 의원과 컷오프(경선 배제) 후 무소속 출마의 뜻을 내비친 주호영 의원도 흰색 점퍼를 입고 시민들과 만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1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시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회견에서 연두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나타나 "초봄을 상징하는 연두색 넥타이를 맸다. 우리 당 색이 빨간색과 흰색을 혼용하게 돼 있지만, 본질적으로 정원 도시를 추구해간다는 메시지를 이런 색깔로 시민께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선거 운동 과정에서 당 색이 아닌 다른 색을 사용할 가능성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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