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 달라”는 삼성노조에 휘청이는 K반도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23일 총 결기대회에 3만~4만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의 대규모 결기대회에 이어 오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임을 감안하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불거질 경우 하루에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위법한 쟁의행위는 전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삼성전자 사측은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또한 노조는 앞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분기에 영업이익(잠정) 57조2000억원이란 기록적인 실적을 올리자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반도체 부문 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비춰 올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만 45조원가량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R&D 예산(37조70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다. 삼성전자의 올해 R&D 예산도 30조∼40조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과급 과다 지급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노조 요구안대로라면 삼성전자가 약 400만 ‘개미’(개인투자자)에게 지난해 지급한 배당금(11조1000억원)보다 4배나 많은 규모라 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조는 현재 성과급 상한선 폐지까지 요구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DS)를 제외하곤 실적인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가전·TV·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부문에서 약 3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잠정)을 올렸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수요 둔화까지 겹쳐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가 성과급으로 지급될 경우 상대적으로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타 사업부의 심리적 박탈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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