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한다지만 선박들은 ‘머뭇’···“해결 안된 문제 있어”

이란이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일시 해제를 발표했지만 실제 자유로운 통항까지는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한 통행에 신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에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남은 휴전 기간’의 의미는 불분명하다. 뉴욕타임즈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맺은 10일간의 휴전인지, 아니면 오는 21일 종료 예정인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발표 직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는 절대 폐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휴전 기간 일시적으로 해협을 열겠다는 이란 측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양 측이 해협 개방의 의미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란 발표 내용만 놓고 봐도 자유로운 개방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이란 항만해사청이 앞서 공지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경로는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난다.
‘유조선 전쟁:이란-이라크 위기 기간 상선 공격’이라는 책의 저자인 마틴 나비아스는 NYT에 “이는 항행의 자유와 동의어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도 아직 대이란 해상 봉쇄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이란 해상 봉쇄는 전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봉쇄가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폐쇄할 것”이라며 해협 통과가 이란의 허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계는 사태를 관망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계 5위 컨테이너 해운회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대변인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NYT에 밝혔다. 보험 적용 범위를 확인해야 하고 해상 항로와 선박 출항 순서 등에 대한 지침을 이란 측으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은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이날 화물선 5척과 유조선 1척이 오만만에 진입했으나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오후에도 초대형 원유 운반석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수로로 들어갔으나 모두 회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UAE, 내달 1일 ‘OPEC 탈퇴’···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도 독자적 증산나서나
- ‘조국 저격수’ 김용남 “먼저 공격 안 해” 혁신당 “민주당 우군 맞냐”···재보선 핫플 ‘
- [속보]이 대통령 “하정우 수석, 큰 결단했다…어디에서든 국가·국민 위해 역할 하길”
- 도이치 주가조작 ‘유죄’ 뒤집힌 김건희, 2심 ‘징역 4년’···“시세 조종 가담, 중대 경제 범
- “오배송 책임 전가” 거센 반발에 결국···쿠팡이츠 ‘라이더가 메뉴 확인’ 하루 만에 중단
- [단독]“생각보다 빡빡한 선거될 수도, 절대 오만해선 안돼”···민주당, 비공개 의총서 ‘내부
- MBC ‘추경호 클로징 멘트’에 국힘 “사과 안 하면 취재 거부”···‘선거 개입’ 주장
- ‘진짜 사나이’ 출연했던 해군 첫 여소대장, 최초 주임원사 역사 썼다
- 30년 넘게 제사 지냈는데…대법 “종손 지위는 양도 불가능”
- 대학 붙어 자취방 구했는데 입학 취소?…농어촌전형 거주요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