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 명동 풍경 바꿔…자유 여행객 증가·호텔 수익 상승” [인터뷰]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명동’ 이재철 팀장의 레이트 체크아웃
경제주간지 이코노믹리뷰 1310호(2026년 4월 16일)의 라이프 스토리는 "OO, 좋아하세요?" 우리는 취향을 개인적인 무언가로 여긴다. 하지만 그 뒤에는 늘 누군가가 있다. 그들은 선택지를 만들고, 우리는 그 안에서 고른다.

봄날 속초다. 7살 딸과 아내와 함께다. 바닷바람이 불고, 아이는 모래 위를 뛰어다닌다. 아내는 어느새 속초 시장에 다녀왔다. 봉투가 한가득이다. 오징어순대, 닭강정, 튀김, 회, 이걸 언제 다 먹지 싶다. 그런데 해변에 앉아 먹는 음식은 이상하게 계속 들어간다. 딸이 말한다. "아빠, 그만 일어나." "왜?" "출근해야지." "응?" 눈을 뜬다. 아침이다. 다시 일상이다.
출근하자 호텔 로비에는 외국 관광객들이 화장품 쇼핑백을 한가득 정리하고, 다음 일정을 확인한다. 캐리어가 줄지어 서 있고, 여러 언어가 뒤섞인다. 그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 세일즈마케팅 팀장이다.
남산 타워가 보이는 호텔 21층 르스타일 루프탑에서 이재철 팀장에게 여행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네, 좋아합니다. 어디든지 가고 싶습니다! 당장이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객을 맞이하는 이야기다.
Check In - 여행객과 함께 12년
Q. 호텔 세일즈마케팅 팀장은 어떤 역할인가요?
호텔 운영에서 매출과 연결되는 부분을 전반적으로 맡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매출·영업(세일즈)은 여행사를 관리하거나 호텔 인근 기업체을 영업하는 거고요. 마케팅은 팀원과 협업해서 SNS나 각종 매체를 통해 호텔 프로모션을 알리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Q. 호텔 마케팅 취업 준비생이 알아야 할 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호텔에 대한 이해나 배경 지식이 있어야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잡을 수 있어요. 객실 상품이라든지 레스토랑, 루프탑 같은 공간의 특징을 알아야 마케팅 포인트도 잡히거든요. 그런 부분이 두루뭉술하면 결과물도 막연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 호텔 업계가 아닌 분들과 협업하다 보면, 일괄적으로 고급스럽게만 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호텔이라 무조건 럭셔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콘셉트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형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면 가볍고 캐주얼하게 갈 수도 있거든요.
Q. 호텔 업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전공이 호텔 경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오게 됐어요. 신라호텔에서 산학 실습과 인턴십을 하면서 처음 시작했어요. 이후에도 호텔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호텔 세일즈 마케팅은 서른 살부터 시작했으니 12년 정도 됐네요.
Q. 12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 하셨는데, 지금도 일이 재미있는지?
인터뷰용으로는 "아유, 재밌어요"라고 해야 될 것 같고… (웃음). 그런데 솔직히 쉽지는 않아요. 저희 호텔에서 근무하는 건 좋아요. 힘들다는 건 다른 문제죠. 연차가 쌓일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신입 때는 정신없이 했고, 대리급 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과장급 넘어가면서부터는 책임도 많아지고 고민도 많아져서 쉽지가 않아요, 진짜.

Q. 어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지?
명동이라는 특성이 있으니까 해외 관광객이 90%가 넘어요. 일본, 중국, 동남아 방문객이 많고요. 최근에는 유럽이나 미국 쪽 고객도 많이 찾아오세요. 특히 K컬처, K뷰티 열풍 이후 다양한 국적 고객이 더 늘어난 것 같아요.
Q. K컬처 열풍 이후 여행 패턴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연하게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패키지 단체 관광객이 많았다면, 지금은 자유롭게 젊은 관광객들이나 가족 관광객들이 개별적으로 여행하고 쇼핑하는 모습이 많아요. 한국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찾아보고 다이소에서 쇼핑을 하거나, 올리브영에서 뷰티 제품을 직접 사고, 명동 맛집도 알아서 찾아가세요.
한국 로드숍이나 길거리 상권을 직접 즐기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 같아요. 요즘 해외 관광객분들이 쇼핑을 정말 많이 하세요. 로비에서 화장품을 쌓아 놓고 정리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요.
Q. 호텔 수익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는지?
더 좋아졌어요. 개별 여행객이 늘면서 객단가도 많이 올라갔거든요.
패키지 여행객들은 짧게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데, 개별 여행객들은 자유롭게 일정 짜서 오세요. 호텔 스파나 르스타일 레스토랑 & 루프탑 같은 부대시설 이용객도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체류 소비가 많아진 것 같아요.
고객층도 젊어지면서 여행 자체를 즐기려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도 영향을 주는 것 같고요.
Q. 외국 관광객들에게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만의 경쟁력은?
명동 호텔들이 독립 브랜드가 많은데 저희는 해외 체인 브랜드다 보니까 외국 고객들이 공신력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믿고 오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명동 호텔 가운데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를 가진 호텔이라는 점도 강점이죠. 객실은 충무로 영화의 거리 콘셉트로 만들었어요. 로비에는 한국 영화 명장면 카툰이 있고 객실도 영화 테마 디자인이 적용돼 있어요.
Check Out - 일상의 리셋
Q. '여행다운 여행'이란 무엇일까요?
지친 일상 속에서 리셋이 되는 여행이 아닐까 싶어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녀온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힘들 때는 오히려 여행 가기가 어렵잖아요? 회사를 이직하면서 잠깐 쉬는 상황처럼 그런 계기에 진짜 여행이 되는 것 같아요.
Q. 여행, 좋아하세요?
네, 좋아합니다. 봄이 와서 그런지 어디든지 가고 싶습니다! 당장이요(웃음). 요즘은 바닷가가 좀 가고 싶어요. 강원도 바닷가요.
매일 캐리어 끌고 여행 오시는 분들 보면서 '아 되게 막 부럽다, 나도 저 캐리어 끌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저분들 얼마나 설레며 오셨을까' 싶고(웃음). 그냥 그 마음 자체가 몸에 벤 것 같아요(웃음).
Late Check Out - 10분만 더
Q. 호텔에 체크아웃이 있듯 인생에도 체크아웃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체크아웃하기 싫은 순간은?
되게 심오하면서 어렵고 멋있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웃음). 진짜 단순하게는 아침에 잠에서 깨는 거, 좀 더 자고 싶다, 그런 거. 이런 것도 괜찮나요?(웃음) 그리고 7살 딸이랑 와이프랑 같이 셋이서 공원에서 막 재미있게 놀다가 늦어서 집에 가야 될 때라든지. 거창하게 막 '죽기 싫다' 이런 거보다는 그냥 소소한 순간들에서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