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곁에’ 산지농업의 공생·순환… 국립농업박물관 테마전

구민주 2026. 4. 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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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송 산지농업, 유엔 등재 기념
전통 기술 바탕으로 공존 ‘시스템 소개’
숲 보호·유지해온 경험과 지혜 엿보여

국립농업박물관 테마전 ‘금강송 곁에’ 전시 모습. 2026.4.17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2년부터 지정해온 세계유산이다. 오랜 세월 전 세계의 농민들이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현지 적응된 관리 방식을 사용해 특정 농업 체계와 경관을 만들고 형성·유지해온 곳을 지정한다. 즉 생태계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농업 방식을 만들어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농업을 유지해온 사례를 등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 밭담길, 하동 전통차 농업, 제주 해녀 어업, 금산 전통 인삼농업, 담양 대나무밭, 하동 섬진강 재첩 어업 등이 있으며, 지난해 7월 울진의 금강송 산지농업이 새롭게 등재됐다.

이에 국립농업박물관은 국가중요농업유산이면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을 주제로 한 테마전 ‘금강송 곁에’를 준비했다. 전시동 복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동형으로 만들어져 언제 어디에서든 유연하게 관람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테마전 ‘금강송 곁에’ 전시 모습. 2026.4.17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은 오랜 시간 축적된 지역 주민들의 지식과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금강 소나무와 농업이 공존해온 시스템이다. 국가와 주민이 함께 500년 이상 소나무 숲을 보호하고 유지해온 지혜와 경험을 엿볼 수 있으며,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공생과 순환의 의미를 이를 통해 되짚어 볼 수 있다.

전시는 곳곳에 목조로 소나무 모양을 만들어 친근감을 더했고, 로비에 있는 영상은 하늘에서 바라본 금강송 산간지역의 모습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느껴볼 수 있게끔 했다. 모두 3부로 이뤄진 전시의 1부는 ‘시간의 축적, 봇도랑의 산지농업’이다. ‘봇도랑’은 경사가 급하고 경작지가 넉넉하지 않은 울진의 산지 환경 속에서 사람과 숲이 함께 일궈온 방식으로 오늘날 ‘왕피천 봇도랑길’로 이어지고 있다.

봇도랑의 논 위쪽 경사지에서는 경작지를 넓히기 위해 화전으로 논과 밭을 일구고 그 위로 금강송이 숲이 이어진다. 울진의 산간지역에는 화전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화전민의 거주지가 남아 있어 마을과 가옥, 옛길 등을 지역 주민이 직접 보전·복원했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봇도랑 농업의 형태를 소개하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테마전 ‘금강송 곁에’ 전시 모습. 2026.4.17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2부에서는 ‘금강송과 송이 이야기’로 금강송과 송이버섯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들의 관계에 앞서 전시는 금강송 숲이 어떻게 관리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단단하고 곧은 금강송은 궁궐과 관청, 배를 만드는데 쓰였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형성된 대표적인 소나무 군락지는 국가의 관리 속에서 보존돼 왔는데, 세종실록과 예종실록에는 용도 외에 사용하는 것을 막고, 관리를 위해 산마다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엄격한 점검과 법으로 보호했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와 함께 살아가는 버섯으로 오랜 시간 잘 가꾸어진 숲에서 자란다. 약 19~20℃의 적절한 온도와 습도 햇빛이 어우러질 때 성장하고, 사람들의 관리가 더해지면 더욱 안정적으로 자란다는 특성이 있다. 그렇게 자란 송이는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 된다. 이는 자연이 품어주고 사람이 가꿔가며 함께 만든 공생의 의미를 전한다.

3부 ‘기르는 숲, 살아가는 사람’에서는 숲과 사람, 농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어져 온 환경 속에서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의 내용들이 담긴 보드게임판이 준비돼 있고, 각각의 정보들을 게임의 형식으로 알아볼 수 있게끔 풀어냈다. 이와 함께 전시 말미에는 울진에서 봉화로 이어지는 십이령고개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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