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지옥철 출근중”…Z세대 실시간 소통 ‘셋로그’ 인기

“지금은 지옥철 출근 중” 서울 여의도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 모(29)씨는 정해진 시간마다 2~3초짜리 영상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한다. 신씨는 “각자 다른 공간에 있어도 같은 시간대에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어 함께 하루를 보내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하루를 시간대별로 쪼개 기록하는 ‘셋로그(SETLOG)’가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셋로그는 매 시간 2초씩 영상을 촬영해 쌓아두면 하루치 영상이 자동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브이로그로 완성되는 기록형 앱이다. 별도의 편집 과정 없이 촬영만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친구들과 ‘로그’를 만들어 각자의 영상을 공유하고 이모지나 댓글로 반응을 주고받는다.
셋로그의 핵심은 ‘동시성’이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같은 시간대의 활동을 공유하면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한 경험을 준다. 기존 SNS가 과거의 기록이나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셋로그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나누는 데 집중한다.
실제 확산 속도도 빠르다. 셋로그는 이달 초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차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고, 출시 3일 만에 다운로드 1만 4000건을 기록했다. 출시 약 3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4만 5000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X(옛 트위터)에서는 관련 게시물이 900만 조회수를 넘기며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Z세대의 소통 방식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화려하게 꾸며진 콘텐츠보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이를 통해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SNS가 단순한 자기 표현 수단을 넘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2020년 출시된 ‘비리얼’도 인기를 끌었다. 해당 앱은 하루 한 번 알림이 뜨면 2분 안에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가 동시에 찍힌 사진을 올리는 앱으로 특정 시간이 아닌 무작위 시간에 알림이 뜨는 것이 특징이다. 꾸며낸 모습이 아닌 일상의 한 부분을 남기고 공유하며 소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해당 앱은 출시된 지 2년 만에 다운로드 수가 전 세계 누적 1억 회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과시형 플랫폼으로 여겨진 SNS가 관계 형성을 위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보인다고 분석하고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얼마나 잘 꾸미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자주,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가 핵심이 되는 것 같다”며 “꾸며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공유하는 데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셋로그는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이달 말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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