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도 후회한다는 하이닉스 성과급…“고졸만 오세요” 공고에 발칵[나유정]

김용훈 2026. 4. 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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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최대 수십억 기대
“대졸은 지원 불가” 조건 논란
고졸·전문대만 생산직 채용
“재학생은 자퇴해야 지원 가능”
고용정책기본법 ‘차별 금지’ 규정
하지만 처벌 조항 없어 ‘선언적’
노동부 “합리적 이유 여부가 핵심”
인권위 “2021년 유사 진정은 기각”
[각 직장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해 영업이익 200조원이면 내년 성과급 11억원, 내후년 영업이익 447조원이면 27억원”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SK하이닉스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 속에 생산직을 포함한 직원 보상이 ‘인생 역전’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친형이 하이닉스 팀장인데 작년 원천징수 3억5000만원, 올해 성과급 2억7000만원이 나왔다”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를 떠나 의대로 진학했다가 오히려 후회한다는 게시글까지 이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이 회사 직원들에 대한 부러움이 커지고 있다.

“고졸만 뽑습니다…대학생은 자퇴해야 가능”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하이닉스 생산직 채용 공고가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논란은 성과급 기대가 커지면서 확대됐다. 과거에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채용 기준이, 보상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회 제한’ 문제로 다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담당하는 ‘메인트(Maintenance)’·‘오퍼레이터(Operator)’ 직군 신입 채용을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해당 직무는 설비 유지·보수와 생산라인 운영을 맡는 제조직으로, 근무지는 이천·용인·청주 캠퍼스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또는 전문대 졸업자(졸업 예정자 포함) ▷4조3교대 근무 가능자 ▷방진복 착용 가능자 등이다.

이 공고에서 눈여겨 볼 지점은 ‘학사 이상 학위 소유자는 지원 불가’라는 조건이 명시됐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 측은 “4년제 대학 재학생은 자퇴 후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기준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억대’ 성과급 규모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해당 조건이 “대졸이란 이유만으로 지원 기회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역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 금지지만 처벌은 없다”…판단 기준은 ‘합리적 이유’
[법제처 제공]

법적으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는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조항에도 “사업주는 …(중략) 학력, 출신학교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이 조항에는 이를 위반했을 때 적용되는 별도의 처벌 규정이나 제재 수단이 없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선언적 규정’에 그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설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학력 차별 금지 규정은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직접적인 제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직군 구조에 따른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회사에는 생산직과 기술 사무직 등 두 직군이 있고, 임금 체계와 인사 구조가 각각 다르게 운영된다”며 “기술 사무직은 학사 이상을 요구하고, 반대로 생산직은 고졸·전문대 중심으로 채용해 온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 역시 “채용에서 특정 학력을 제한할 경우 직무와의 관련성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별로 판단될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권리 구제 절차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학력 제한 채용과 관련한 진정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인용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2021년에는 이번 SK하이닉스 신규 채용 공고와 유사한 ‘대졸자는 지원할 수 없는 고졸 채용’과 관련한 진정이 공공기관 채용 과정에서 접수된 사례도 있었지만 이 사건은 ‘기각’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당시 사안은 학력 제한 자체가 인권침해나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돼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유사한 진정이 제기되더라도 기존 판단 기준과 결정례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나유정]은 ‘나에게 유용한 정책 정보’를 쉽게 풀어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이 제안된 배경과 변화의 의미를 짚고, 누가·언제·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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