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성과급 평균 5.4억원 약속에도…삼성전자 노조 투쟁 일변도

이정완 2026. 4. 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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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고 보상’ 제안한 사측, 노조는 파업 불사 ‘아우성’
23일 집회에 ‘30조’ 손실 총파업 예고까지
사측, 위법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 대응
반도체 라인 멈추면 협력사·국가경제 타격 불가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다음달 총파업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넘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임금 협상 타결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 보상을 약속했지만 노조는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추면 당장 수십조원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노조는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반도체 공장을 볼모 삼아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당장의 손실만이 문제가 아니다. 2000여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는 물론 국가 수출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에도 타격이 발생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첫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성과급 지급 기준과 명문화를 놓고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집회를 시작으로 총파업까지 불사한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집중교섭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 보상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포상’ 안건을 제안했지만 3월 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올해 매출·영업이익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추가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가 제안한 조건은 조합에서 최종 제안한 영업이익의 10%를 상회하는 13%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역시 기존 한도인 50%를 넘어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 성과급은 평균 연봉의 600%에 해당하는 인당 평균 5억4000만원에 달한다.

다만 노조는 지난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기자회견을 열어 “성과급 재원 영업이익 15%·OPI 한도 폐지를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따른 책임 역시 사측에 있다며 회사의 사과가 선행돼야 다시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당장 다음달 21일 닥칠 총파업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노조 측에도 18일 동안 파업 시 하루에 약 1조, 전체 기간 동안 20조~30조원 규모 손실을 예상한다. 회사가 입을 타격을 볼모 삼아 노사 간 치킨게임을 이어가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도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노조 불법 파업을 금지해달라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경영상 중대한 손실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의 단체행동권 행사는 존중하나 노조법에서 금지하는 위법쟁의를 막겠다는 의미다.

현행 노조법은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제42조 2항) ▷장비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제38조 2항)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시설 점거(제42조 1항) ▷협박을 통한 쟁의참여 강요(제38조 1항) 등을 금지한다.

파업으로 인해 반도체 핵심 재료인 웨이퍼의 변질·부패 방지 작업이 중단되면 장당 수천만원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웨이퍼 시장은 2030년까지 20% 이상 공급 부족이 지속돼 폐기 물량을 재확보하긴 불가능하다.

더불어 최대 1대당 5000억원에 이르는 설비에 손상이 발생하면 복구가 어려운 실정이다. 반도체 설비는 전원 차단 후 재가동 시 수개월의 복구 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세정 설비 내부 공정용 마스크가 강산·강염기에 노출돼 손상되면 신규 제작에만 한 달이 걸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노조는 장비와 원료·제품을 관리하는 인력도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쟁의기간에 정상 근무하는 협정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파업으로 인해 소부장 협력업체와 이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1차 협력회사는 1061개, 2·3차 협력회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2000여곳에 달한다. 중소·중견 협력업체의 경영 위기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수출에도 직격탄을 입는다. 지난 3월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328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한국 경제 성장을 반도체가 주도하는 여건 속에서 무역수지 흑자 축소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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