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스라엘은 독도·동해를 인정한 유일한 나라다?

김혜미 기자 2026. 4.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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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동해 표기 지지" 사실인지 따져보니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를 비판한 일을 두고 정치권이 한 주간 시끄러웠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갔는데요, 그중 눈에 띄는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이 유일하게 독도와 동해를 인정한 나라"라는 얘깁니다.

"이스라엘은 유일하게 독도·동해로 표기해주는 고마운 우방국이다" - 페이스북 @김**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독도·동해에 대한 영유권 및 표시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나라인데..." - 페이스북 @류**

최근 소셜미디어에 퍼진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기한 이스라엘″이라는 문구가 담긴 카드뉴스. (출처:페이스북)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이 공격한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일본해가 아닌 동해 표기를 지지해주는 우방국입니다."
-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지난 14일

논란의 핵심과는 거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이 자체가 사실인지 JTBC 팩트체크부가 확인해봤습니다.


1) 이스라엘 대사관이 '독도·동해' 표기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처음 이런 주장이 등장한 건 2014년입니다.

정의당 대구광역시당·경북도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 외국대사관 17곳 중 이스라엘만 독도와 동해를 제대로 표기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보도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구글 지도에 동해와 독도가 표기된 화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2014년 발표된 보도자료의 일부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글 지도 화면이다. 동해와 독도가 단독으로 표기돼있다. (출처:정의당 대구광역시당 홈페이지)

"대한민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구글 지도 사용. 하지만 주일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엔 일본 입장을 대변하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음" (2014년 2월 11일, 정의당 대구광역시당 보도자료)

하지만 이 표기는 이스라엘 대사관, 즉 이스라엘 외무부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홈페이지와 연동된 구글 지도가 우리나라의 표기를 따른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구글 지도는 정책상 사용자의 서버 위치에 따라 해당 국가의 표기를 따릅니다.

쉽게 말해 한국서 검색하면 한국 공식 표기가, 일본서 검색하면 일본 공식 표기가 나타나는 겁니다.

"구글 지도는 자동으로 사용자의 국가 도메인으로 이동하고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지도 보기를 표시합니다" (구글 지도 고객센터 홈페이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에 연동된 구글 지도를 클릭하자 아래 화면처럼 독도와 동해 표기만 보입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와 연동돼 있는 구글 지도에서 확인한 동해와 독도 표기.

'VPN(가상 사설망)'을 통해 접속 위치를 일본으로 변경해 봤습니다.

사용자 접속 위치를 일본으로 바꾸자 일본해와 다케시마로 표기가 바뀌었다.

위 사진처럼 동해는 '일본해(日本海)'로, 독도는 '다케시마(竹島)'로 바뀌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접속 위치가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제3국(미국)으로 바뀌면 동해와 일본해가 함께, 독도는 '리앙크루 암초'로 표기됩니다.

정리하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에 나타난 동해와 독도 단독 표기는 구글 지도 정책에 따른 결과일 뿐입니다.

이를 근거로 이스라엘이 동해나 독도 표기를 지지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2) 이스라엘 교과서 '독도'만 표기했다?


이스라엘이 독도를 인정했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또 다른 하나는 교과서입니다.

2014년 국회에선 "OECD 국가 중에 교과서에 독도를 단독 표기한 국가는 한국과 이스라엘 두 곳뿐"이라는 결과가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교육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입니다.

2014년 10월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실에서 공개한 'OECD 국가 교과서의 독도·동해 표기현황'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OECD 34개국 중 28개국의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다.

JTBC 팩트체크팀이 직접 연구원을 찾아가 확인해봤습니다.

연구원에는 국내 유일의 국제교과서자료관이 있습니다.

이 자료관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 교과서 30여권 중 역사와 지리 교과서 20권을 검토했습니다.

이스라엘에 정해진 국정 교과서는 없습니다. 검토한 20권은 모두 이스라엘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교과서들입니다.

본 교과서는 독도에 표기 자체가 없었고, 동해 표기 없이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왼쪽은 이스라엘의 중학생 역사 교과서(과거로의 여행:20세기-자유 덕분에, 1999)에 실려 있는 동아시아 지도. 오른쪽은 초등학교 지리 교과서(지도에서 나오기, 1999)에 실려 있는 지도다. 지도 축적이 낮아 독도는 따로 명칭이 표기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동해는 일본해로 단독 표기돼 있다. (사진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국제교과서자료관)

하지만 '아틀라스(Atlas)'라는 부교재에서 독도 단독 표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로 말하자면 '지리부도' 같은 책입니다.
고등학생용 지리부도(Atlas, 2012)에 독도가 단독 표기돼 있다. 동해는 한국해-일본해로 병기했다. 빨간색으로 동그라미한 부분이다. (사진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국제교과서자료관)

독도는 단독 표기돼 있었지만 동해는 대부분 일본해와 병기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에 나온 초·중학생용 지리부도는 독도를 일본이 쓰는 명칭인 '다케시마'로 표기했습니다.

초·중학생용 지리부도(2013)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는 '일본해(한국해)'로 병기했다. (사진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국제교과서자료관)

결론적으로 이스라엘 일부 교과서에 독도가 단독으로 표기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교과서가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취재지원: 김보현, 송하은)

아래 링크를 통해 기사 검증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jazzy-background-202.notion.site/JTBC-1659eb1c5fb380599e2debacf70a776a?pvs=4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JTBC는 시청자 여러분의 '팩트체크' 소재를 기다립니다. (factcheck@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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