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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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 심하면, 약물로 해결해야 하는 기도 과민 증상일 수 있다

[우먼센스] 날이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이 안 하던 운동 을 시작한다. 그런 만큼 운동 후 과도한 숨 참, 기침이 발생해도 '오랜만에 운동해서 그 러려니' 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운동 중 또는 운동 직후 기도가 일시적으로 좁아지 는 현상인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일 수 있 다.
정재원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단순히 숨이 찬 것이 아니라, 기도의 평활근이 수축하면서 실제로 숨길이 좁아지 는 생리적 변화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운동 유발성 천식'이라는 표현이 쓰였다. 하지만 만성적 기저 천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고, 운동이 직접적으로 천식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기관지 수축이라는 용어가 더 정확하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흉부학회(ATS)와 유럽호흡기학회(ERS) 역시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이라는 용어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운동 전후 폐 기능 검사에서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이 10% 이상 감소 할 때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이라고 진단을 내린다. 즉 1초 동안 얼마나 빠르게 숨을 내 쉴 수 있는지 보는 검사에서 능력이 운동 전 보다 운동 후 10% 이상 감소하면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으로 진단받는다. 정재원 교수 는 "천식 환자의 약 90%에서 나타나지만 천 식이 없는 일반인이나 운동선수에게도 약 10~15% 발생한다"고 했다.
운동 후 30분 넘게 증상 지속돼
운동으로 숨이 차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반 응이지만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은 특징적 인 증상 패턴이 있다. 특히 운동 강도가 가 장 높을 때보다 운동을 멈춘 뒤 오히려 기침 이 심해지고 가슴이 조이듯 답답해진다. 숨 을 쉴 때 쌕쌕거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왜 운동이 끝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날까? 운 동 중에는 우리 몸이 긴장 상태(교감신경 활 성 상태)를 유지하며 버티지만 운동을 멈추 는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3가지 변화가 동 시에 찾아와 기도가 급격하게 좁아지기 때 문이다. 첫째, 운동 중 차가워지고 수축했던 기도가 다시 따뜻해지면서 혈관이 확장되며 붓는 '해동 현상'이 나타난다. 기도의 혈관들 이 급격히 부풀어 올라 공기가 지나가는 통 로를 압박한다.
둘째, 히스타민 등 염증 물질이 뒤늦게 분비 되는 '지연 반응' 때문이다. 기도를 조이는 염증 물질은 기도가 자극받고 약 5~10분의 준비 시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분비된다. 이 타이밍은 운동 시작보다는 운동이 끝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증상이 폭발할 수 있다.
셋째, 운동 중 분비되던 아드레날린이 감소하면서 기관지 확장 효과가 사라진다. 운동 중에는 몸에서 아드레날린이라는 천연 기관 지 확장제가 뿜어져 나와 숨길(기도)을 강제 로 열어둔다. 운동을 멈추면 이 보호막이 순 식간에 사라지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수축 반응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누구에게 잘 생길까?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은 기도 과민성이 높 은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특히 알레르기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호흡기 어느 한 곳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기 도와 기관지 역시 예민할 가능성이 크다. 정 재원 교수는 "천식이 없더라도 알레르기 비 염 환자의 약 40%가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 을 경험한다"고 했다.
평소 기도가 건강하더라도 어떤 환경에서어떤 강도로 운동하느냐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스키, 스케이트 등 겨울스포츠 선수 는 영하의 차고 건조한 공기를 폐 깊숙이 들 이마신다. 이러한 특성상 일반인보다 발생 률이 훨씬 높다. 수영 선수도 실내 수영장의 소독제(염소) 성분이 기도를 자극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라톤, 사이클처럼 오랜 시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경우도 기도 점 막 수분 손실이 극대화되면서 운동 유발 기 관지 수축이 생길 수 있다.
일시적인 환경이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평 소에는 괜찮다가 특정 시기가 되면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이 나타나는 식이다. 예를 들 어 감기 후 기침이 남아 있을 땐 기도 점막이 헐어 있는 상태인데 이때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기도가 민감하게 반응해 수축이 일어 난다.
봄철에 흔한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도 기도 점막을 자극해 기관지를 강력하게 수축시키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재원 교수는 "담배 연기에 노출된 직후에도 운동 을 하면 화학적 자극이 기관지 수축을 촉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 운 동을 해도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이 생길 수 있다. 스스로 잘 조절하지 못하는 거친 입 호흡 때문에 차고 건조한 공기를 기도 깊숙이 전달하기 때문이다.
증상 나타날 땐 즉시 운동 중단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이 나타나면 즉시 운 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벤토린 등)'를 미리 처방받아 휴대하면서 1~2회 흡입, 수축된 숨길을 빠 르게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후에는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코로 천천히 숨을 쉬며 체온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증상 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즉시 의 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운동 유발 기관지 수축이 있다고 운동을 포 기할 필요는 없다. 정재원 교수는 "적절한 예방 전략만 있으면 누구나 안전하게 운동 할 수 있다"며 "운동 중 반복되는 기침이나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운동 관리법을 찾으라"고 조언 했다.
안전 운동을 위한 5계명
1 철저한 워밍업으로 '불응기' 활용
운동 전 10~15분 가벼운 조깅이나 스트레칭을 하면 기관지가 점진적으로 적응하고, 이후 약 2시간 동안 기관지 수축이 덜 일어나는 불응기(不應期)가 나타난다.
2 마스크 착용으로 '가습·필터' 효과
마스크는 꽃가루, 미세먼지를 거를뿐 아니라 들이마시는 공기를 따뜻하고 습하게 만든다. 기도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 입 대신 코로 숨 쉬며 강도 조절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은 차가운 공기를 입으로 직접 들이마시게 한다. 코로 호흡이 가능한 수준의 강도를 유지하며 기도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방지한다.
4 운동 환경과 시간대 전략적 선택
꽃가루 농도가 높은 새벽과 오전,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야외 운동을 자제한다.
5 전문의 진료하에 '예방적 약물' 사용
위의 4가지 방법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다. 운동 시작 15분 전 사용하면 기도를 안정시킬 수 있다.
기획 김지은 기자
취재 김준승(헬스콘텐츠그룹 기자)
도움말 정재원 교수(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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