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변우석, 욕하면서도 본다…'21세기 대군부인' 중독되는 이유 [스한:초점]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1세기 입헌군주제라는 파격적인 세계관에 아이유·변우석이라는 두 톱스타를 더한 이 작품은 방영 전부터 국내외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고, 막상 공개되자 예상대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찬사와 논란이 뒤섞인 채로. 화려한 왕실 로맨스의 서막을 올린 이 작품이 초반의 진통을 딛고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흥행 포인트와 과제를 짚어봤다.

■ 터진 화제성, 그 이면의 온도 차
공개 5일 만에 디즈니+ 글로벌 차트를 석권했다. 플릭스패트롤 기준 전 세계 44개국 TOP 10 진입, TV·OTT 통합 화제성 1위,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0% 돌파 초읽기에 광고 완판까지. 타임지가 '2026년 가장 기대되는 한국 드라마'로 꼽았던 작품답게 수치만큼은 압도적이다.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숫자 뒤편의 풍경은 조금 다르다. 온라인에서는 변우석과 아이유의 연기를 두고 엇갈린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변우석에게는 전작과 비슷한 결의 연기, 사극 특유의 발성 부족이 지적됐고, 아이유의 재벌 캐릭터 구현은 "톤이 다소 작위적"이라는 반응을 낳았다. 물론 두 배우 모두 역량의 문제라기보다는 작품에 걸린 기대치가 워낙 컸던 탓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빠르게 찾아오는 법이고, 첫 방송부터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는 드물다. 어쨌든 이 정도 비판이 쏟아진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이 드라마가 얼마나 뜨거운 관심 속에 놓여 있는지를 반증한다. 논란마저 화제성의 일부가 되어버린 셈이다.

■ 계약 결혼으로 향하는 두 사람, 예고된 케미
드라마는 재벌이지만 '평민'이라는 신분에 막혀 있는 성희주와 왕의 아들이되 실권과는 거리가 먼 이안대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굴러간다. 모든 것을 가졌으면서도 신분이라는 단 하나의 벽에 가로막힌 여자와 혈통은 고귀하나 권력과 무관하게 살아온 남자. 결핍의 방향이 정반대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구조는 고전적이면서도 세계관 설정 덕분에 신선하게 다가온다.
왕립학교 선후배 사이였던 두 사람이 국왕 탄일연 화재 사고를 계기로 재회하고, 거두절미한 청혼서를 주고받으며 계약 결혼이라는 낯선 동맹을 맺는 과정은 제법 속도감이 있다. 재벌과 대군의 스캔들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으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호텔 밀회 스캔들 같은 사건들이 촘촘하게 배치되며 극적 긴장을 높이는 한편, 두 주인공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가는 과정도 조금씩 예고되고 있다.
3·4회를 기점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계약 이상의 감정적 교류로 진입할 것으로 예고된 만큼, 초반의 어색함을 지워낼 케미스트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작진 역시 "두 사람이 신분의 장벽을 어떻게 주체적으로 돌파해 나가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시청자들은 벌써 '대군쀼'라는 애칭을 붙이며 이들의 관계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중이다. 이미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로맨스가 궤도에 오르는 순간의 폭발력은 충분히 가늠된다.

■ 극의 중심 잡는 베테랑의 저력, 공승연과 노상현의 존재감
주연들이 캐릭터에 녹아드는 데 시간이 필요한 사이, 조연들이 극의 무게를 묵묵히 받치고 있다. 대비 윤이랑 역의 공승연은 젊은 나이가 믿기지 않는 카리스마로 화면을 장악한다. 왕실의 품위와 그 아래 깔린 서늘한 욕망을 절제된 사극 톤으로 동시에 표현하는 그의 연기는 주연 논란이 불거진 와중에도 유독 호평 일색이다. 극의 긴장감을 조율하는 역할을 그가 상당 부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들이 연기력 논란을 언급하면서도 "공승연 장면만큼은 몰입된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무총리 민정우로 분한 노상현 또한 마찬가지다. 명석하고 차가운 엘리트 정치인의 면모를 완벽한 슈트핏과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화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 특유의 가벼움에 묵직한 무게감을 더한다. 자칫 들뜨기 쉬운 분위기 속에서 서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두 배우의 안정적인 내공이 지금의 작품을 지탱하는 한 축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화제성이 단순한 기대감의 거품만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베테랑들의 열연이 주연 배우들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 이제 막 닻을 올린 항해, 판세를 뒤집을 반전의 시간
총 12부작. 드라마는 이제 서사의 입구를 막 지났다. 해외 언론은 한국 전통미와 현대적 미장센이 결합한 비주얼에 찬사를 보냈고, 국내 커뮤니티에는 "다음 회를 기다리기 힘들다", "대군부인 앓이 중"이라는 반응이 여전히 주를 이룬다. 초반 공개 직후부터 역주행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드라마의 열기가 당분간 식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연기력 논란이 찬사로 뒤집히는 순간은 결국 중반부 이후, 두 주인공이 본격적인 감정선과 왕실 권력 다툼 속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배우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드는 데 필요한 물리적 시간은 분명히 있고, 12부작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작품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초반의 진통을 딛고 로맨스와 왕실 권력 다툼이 맞물리는 중반부에 접어들면, 지금의 논란은 오히려 이 드라마의 성장 서사 한 대목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전 세계 시청자를 납득시킬 진정한 레전드 드라마가 탄생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의 본격적인 항해는 지금부터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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