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까지만 자금 확보”…LIV 골프, 존립 불확실성 한층 확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출범한 LIV 골프가 존립의 갈림길에 섰다. 출범 4년 만에 ‘골프 혁명’을 표방했던 이 투어는 최근 경영진의 발언과 자금 구조 논란이 맞물리며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PIF의 자금 지원 축소 또는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LIV 골프의 미래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스포츠 매체 보도에서는 LIV 골프 최고경영자 스콧 오닐이 “리그는 기본적으로 한 시즌 단위로 자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운영된다”고 언급한 사실이 전해지며 파장이 커졌다.
오닐은 영국 TNT 스포츠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는 시즌 단위로 자금을 확보하고, 이후 사업 계획과 수익 구조를 통해 지속성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 자금이 안정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기존 인식과는 결이 다른 발언으로 해석된다. 해당 인터뷰 영상은 이후 삭제됐지만, 발언 내용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다만 오닐은 별도의 공식 메시지에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내부 서한과 방송 인터뷰를 통해 “2026년 시즌은 계획대로 정상 진행 중이며 조직은 여전히 성장 궤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IV 측은 스폰서십, 티켓 판매, 콘텐츠 수익 증가 등을 근거로 수익 구조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LIV 골프는 2021년 출범 이후 약 5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2024년 기준 해외 시장에서만 약 4억6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손실은 11억 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시장까지 포함하면 손실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골프계 인사들은 “2026년이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투어 내부에서 대체 수익원 확보를 강조하는 움직임 자체가 구조적 불안정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선수단 역시 동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룩스 켑카는 계약 기간을 남기고 PGA 투어 복귀를 선택했으며, 패트릭 리드 역시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반면 욘 람 등 일부 핵심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할 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 내부에서는 투자 전략 전반에 대한 재조정이 진행 중이다. PIF가 발표한 중장기 계획에는 LIV 골프가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으며, 대신 국내 산업 생태계 구축과 장기 수익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기존 스포츠 투자 역시 선택과 집중 기조로 재편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결국 LIV 골프는 단기적으로는 일정 정상 운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금 구조의 불확실성과 투자 전략 변화라는 이중 압력에 직면해 있다.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기존 질서를 흔들었던 ‘도전 프로젝트’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생존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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