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축구 감독 선임, 일반적일 뿐”…유럽 5대 축구리그 최초 정식 감독 선임, 남자축구 구조 변화 시험대

김세훈 기자 2026. 4. 1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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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루이제 에타 우니온 베를린 감독이 지난 14일 독일 베를린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에타 감독은 슈테펜 바움가르트 감독 경질 이후 유럽 5대 리그 남자팀 최초의 여성 사령탑으로 선임돼 시즌 종료까지 팀을 이끈다. AFP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역사적 장면이 펼쳐진다. 여성 지도자인 마리 루이제 에타가 남자 1군 팀을 이끄는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남성 중심 구조로 굳어져 온 축구계에 변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는 17일(현지시간) 에타 감독의 선임이 단순한 ‘상징적 사건’을 넘어, 여성 지도력에 대한 구조적 재평가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에타 감독은 독일 베를린의 우니온 베를린을 이끌고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를 통해 분데스리가 무대에 데뷔한다. 그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이 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축구 자체”라며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에타는 최근 경질된 슈테펜 바움가르트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되며, 유럽 5대 리그 남자팀을 이끄는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됐다. 앞서 2023년에도 같은 팀에서 여성 최초 분데스리가 코치로 이름을 올린 바 있어, 이번 선임은 연속된 ‘첫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축하와 동시에 온라인상 성차별적 비난을 동반했다. 구단은 즉각 이를 비판하며 에타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재확인했다. 남자 프로축구 디렉터 호르스트 헬트는 “이 시대에 이런 논란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여성 스포츠 산업 단체 대표 이본 해리슨은 “진정한 전환점은 이것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닌 ‘일반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때”라며 “지금까지는 남자축구에서 여성 지도자의 가시성이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여성들은 심판, 행정,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확대해 왔지만, 감독과 같은 핵심 의사결정 직군에서는 여전히 비중이 낮다. 해리슨은 “과거에는 제도적 장벽이 존재했다면, 지금은 경로 자체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체계적인 진입 구조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여자대표팀 감독 엠마 헤이스 역시 “유능한 지도자는 성별과 무관하다”고 밝히며, 여성 지도자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에타 감독은 시즌 종료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며, 이후에는 구단 여자팀 지휘를 맡을 계획이다. 현재 팀은 강등권과 일정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해 잔여 경기 결과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알자지라는 “이번 사례는 개인의 도전이 아닌 구조의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에타 감독의 성공 여부를 넘어, 남자축구가 여성 지도자를 ‘특별한 존재’가 아닌 ‘당연한 선택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변화의 핵심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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