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AI 기업 누가 있나…성장 궤도 오른 K-AI

이수영 기자 2026. 4. 1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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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테이지·뤼튼·리벨리온·퓨리오사
주요 AI 기업, 지난해 외형 성장
올해는 '수익화 속도' 핵심


그동안 대규모 투자로 정체기였던 국내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지난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 구간에 들어섰다. 서비스 확장과 제품 상용화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K-AI도 성장 궤도에 올라서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업스테이지·뤼튼테크놀로지스·리벨리온·퓨리오사AI 등 주요 AI 기업들이 지난해 매출 급등으로 인한 외형 성장을 보였다. 국내 AI 기업 1세대로 불리는 곳들이다.

최근 유니콘 반열에 오른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매출 24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매출 139억원과 비교하면 78%가량 늘었다. 영업손실은 305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유니콘 반열에 오른 기대감에 비해 아직 손익은 무겁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업스테이지는 서비스 용역을 중심으로 매출을 인식한다. 1년 이내 완료되는 용역은 제공을 마친 날 수익으로 잡힌다. 대표 강연료 약 639만원이 기타수익에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현재로선 반복형 매출보다 프로젝트성 매출이 더 큰 상황이다. 다만 최근 사업 확장과 정부 AI 사업 참여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반복형 매출 기반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스테이지는 최근 포털 다음 인수에 나선데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주관사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업용 AI 시장 확대와 함께 외형을 더 키울 여지는 여전히 크다는 평이 나온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외형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뤼튼은 지난해 매출 약 4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32.9% 성장했다. 국내 생성형 AI 서비스 기업 가운데 단숨에 수백억원대 매출 구간에 올라 눈길을 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도 1059억원으로 3.2배 늘었고, 영업손실은 588억원으로 확대됐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B2C 기업이라는 점에서 초기 사용자 확보와 플랫폼 투자 등 비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보여줬으나 급증한 외형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뤼튼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AI 챗봇'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며 챗GPT와 그록 등 쟁쟁한 빅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달 중 현지 맞춤형 서비스 'OOC(Out of Character)'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리벨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20억원을 기록해 전년 103억원 대비 약 3배 성장했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앞선 성장세다.

하지만 매출 구조는 아직 주주를 비롯한 소수 거래처에 쏠려 있다. A사 매출 비중이 43.72%에 달했고, D사와 C사도 각각 25.29%, 13.07%를 차지했다. 상위 3개 거래처 비중만 82%에 이른다. 기존 주요 고객이던 KT클라우드 비중이 25.8%에서 2.3%로 낮아진 점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매출은 SK텔레콤 관련 거래를 포함한 일부 거래처 중심으로 재편된 것으로 해석된다.

영업손실은 871억원에서 1205억원으로 늘었다. 차세대 칩 양산을 앞두고 연구개발비 부담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상용화 성과는 확인됐으나 고객 기반을 넓히고 거래처 편중을 낮추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다른 AI 반도체 팹리스인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7억4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29억6000만원 대비 93.4%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624억8000만원으로 전년 772억8000만원보다 줄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AI 반도체 칩 제품 매출이 약 35억원, 기술 지원·솔루션 제공 등 서비스 매출이 22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2세대 칩인 레니게이드를 기점으로 매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퓨리오사AI의 제품 매출은 14억원 정도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42.7%(약 2.4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칩 판매뿐 아니라 서비스 매출도 함께 붙기 시작했다. 퓨리오사AI의 재작년 서비스 매출은 약 15억원 수준로 1년 만에 47% 늘었다.

다만 퓨리오사AI 실적은 본업 손실과 회계상 손실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영업손실은 줄었지만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평가손실이 반영되며 당기순손실은 6배 늘어난 834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사업 손익보다 회계상 평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조3643억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이 됐고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도 담겼다. 앞으로 레니게이드 양산 물량이 실제 고객사 확대와 반복 매출로 이어질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국내 AI 기업들의 실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기업은 반복 매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는지, AI 반도체 기업은 양산과 고객 확대를 얼마나 빠르게 이어가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가 상용화 가능성을 숫자로 보여준 해였다면 올해부터는 적자 축소와 수익화 속도가 기업 가치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