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가기 두려웠다"…이영택 감독, GS 우승까지의 반전 서사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GS칼텍스는 2024~2025시즌 구단 창단 최다 14연패를 당했다. 이영택 감독이 "체육관에 나가기가 두려웠다"고 말할 정도로 GS는 배구단 창단 이래 가장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GS는 2025~2026시즌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승리로 3위를 차지, 봄배구 행을 확정했고 이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전승으로 이기며 정상에 올랐다. 스포츠한국은 이영택 감독과 만나 올 시즌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악이었던 2024~2025시즌, 전력보강 없이 맞이한 2025~2026시즌
사실 GS칼텍스의 지난 시즌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전반기 18경기에서 단 1승17패에 그쳤고, 구단 최다 14연패를 기록하는 등 속절없이 무너졌다. 후반기 뒤늦은 반등으로 겨우 6위로 마감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 레이나 도코쿠 영입 외엔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다. 그렇기에 다수의 전문가는 GS칼텍스의 약진을 예상하지 않았다.
실제로 GS는 5라운드까지 3위 흥국생명에 승점 8이 뒤진 4위로 봄배구 가능성이 희박했다. 하지만 6라운드에서 흥국생명이 2승4패로 주춤한 사이 GS는 차근차근 승점을 쌓았고 결국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극적으로 봄배구 티켓을 따냈다.

이영택 감독은 "이렇게 치열했던 정규시즌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았다. 후반기부터는 매 경기가 중요했다. 그렇기에 '이 경기를 지면 봄배구가 좌절될 수 있다'는 압박감 속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극적인 봄배구 막차 탑승, 그리고 전무후무한 PS 6연승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GS는 정규리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단판제로 진행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을 꺾은 데 이어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를 연달아 제압, PS 6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영택 감독은 "PS만 가면 상대팀이 더 부담을 느낄 거라 봤다. 그래도 챔피언결정전 3차전까지 '우승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걱정이 많았다. 엄청난 기세로 PS를 통과했기에 한 번 패했을 때의 후폭풍이 클 것이라 판단했다. 기세뿐 아니라 체력 때문이라도 전승이 아니면 힘들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영택 감독은 "코치 때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우승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다. 지도자를 시작하면서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게 너무 꿈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우승을 위해 많은 것을 바꿨다고 토로했다. 이 감독은 "정말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음식 메뉴, 동선, 옷차림 등 모든 것을 신경 썼다. 준PO부터는 계속 승리하니 속옷과 양복도 한 가지만 계속 입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GS 우승의 1등공신 '지젤 실바'
이번 우승의 일등 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지젤 실바다. 실바는 준PO(42점), PO(72점), 챔프전(104점)에서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하며 팀을 이끌었다. 기자단 투표 34표 중 33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챔프전 MVP를 차지했고,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며 리그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영택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인성까지 갖춘 완벽한 선수"라며 "매번 선수단, 코치진에게 '고맙다'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저한테도 정말 고마운 선수다. 정규리그 36경기 중 1~2경기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고 극찬했다.
다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실바 몰빵 배구'에 대해서는 "있는데 쓰지 않을 수는 없다. 실바의 점유율이 높은 건 맞지만 공격성공률도 높다. 그러니까 3년 연속 1000득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팀을 책임지고 있는 감독으로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게 실바였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팬들에게 인정받는 감독 되고파"
이제는 도전자가 아닌 왕좌를 지켜야 하는 이영택 감독. 하지만 이 감독의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그는 "2년 연속 우승이라는 거창한 목표는 아직 없다. 우승을 한 뒤 팀이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봤다. 일단은 꾸준히 봄배구에 갈 수 있는 안정적인 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감독은 팬들을 향해 "늘 감사하다. 팬들의 지적도 잘 새겨듣고 있다. 이를 칭찬으로 바꾸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지금처럼 많은 응원과 지적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언젠가는 GS 팬들에게 인정받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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